- 조선업과 무관한 정치권, 국정원 인사 파견보단 바람직

[헤럴드경제=김재현 기자]부실로 구조조정중인 대우조선해양에 이명박 전 대통령 후보 특보, 대통령 사진사, 국정원 출신 인물 등 조선업과 무관한 사람들이 비상근임원으로 활동하며 급여를 챙긴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가운데 산업은행은 논란이 됐던 산업은행 출신인사의 사외이사 파견과 관련 “이 자리에 간 사람들이 부실을 막지 못한건 사실이지만 이는 워크아웃 제도 마련 당시부터 있던 통제수단”이라 주장했다.

16일 산업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 출신으로 대우조선해양에 가서 직을 받으셨던 분들이 제 역할을 못했던 부분은 인정하지만,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정치권, 국정원 출신의 경영과 무관한 사람들이 직을 받는 것 보다는 나은것 아니냐 생각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최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민병두 의원이 공개한 ‘대우조선해양 및 계열사 비상근 임원 자료’에 따르면 2000~2016년 74명이 상담역, 고문, 자문역 등 다양한 직위를 맡아 경영자문을 한 가운데, 국정원(3명), 한나라당 국장, 열린우리당 교육특별위원회 등 조선업과 무관한 경력을 보유한 이들도 다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특히 이 중에는 17대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 후보 특보를 맡았던 함영태 전 국민관광개발 대표이사와 전두환 전 대통령부터 이명박 전 대통령까지 6명의 전ㆍ현직 대통령을 촬영해 ‘대통령 사진가’로 알려진 김재환 ‘란 스튜디오’ 회장도 이름을 올렸다.

과거에도 대우조선은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과 조전혁 전 국회의원 같은 정치권 인물을 사외이사로 선임했고, 지난달에도 박근혜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참여한 조대환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해 ‘정피아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실제로 ‘Mr 구조조정’으로 불리는 이성규 유암코 사장이 지난 IMF때 워크아웃 제도를 만들면서 집필한 ‘구조조정 전문가를 위한 워크아웃 해설’책보면 “채권단은 경영관리단을 파견하여 채권단의 이해를 보호하게 되지만 경영관리단은 이사회에서 의결권이 없다. 채권단으로서는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경영진은 중요의사 결정에 있어서 이사회의 승인을 받도록 함으로써 채권단의 이해관계를 대변하게 된다”며 채권단이 사외이사를 파견해 이사회를 통제하도록 하라고 써 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전문경영인 pool이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아서 인선이 제한적인게 현실”이라며 “다른 시중은행들도 자신이 주채권은행인 업체가 워크아웃, 자율협약에 들어가면 퇴직 직원들을 사외이사나 감사등으로 파견해 관리한다”고 덧붙였다.

또 PF사업, PEF 투자기업 등에 퇴직 직원들이 재취업한 경우에 대해서도 “투자주체로서 당행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타 투자 주체의 경우에도 계약서 등에 따라 시행하는 일반적인 사항이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은 앞으로 사외이사 추천대상자의 자격요건, 추천 및 선임절차, 선임 후 평가제도 도입 등을 포함한 내부규정의 제정을 추진해 절차적 투명성 및 객관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