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인도 정부의 규제가 심한 탓에 애플, 구글, 페이스북 등 세계적인 정보기술(IT) 업체들이 인도 시장에서 쓴 맛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 등 세계적인 IT업체들은 12억5000만 인구와 연 7%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인도 시장에 주목하고, 현지 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지만 안보와 환경, 자국산업 보호 등을 내세운 인도 정부의 규제로 인해 사업을 진척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례로 구글은 최근 거리 모습을 3차원 사진으로 제공하는 스트리트뷰(Street View) 서비스를 인도에서 시작하기로 하고, 인도 정부에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3차원 사진이 테러에 사용될 수 있다며 안보 위협을 이유로 거부했다.

애플의 팀 쿡 최고경영자(CEO)도 취임 5년 만에 처음으로 지난달 17일 인도를 방문해 인도 내 리퍼비시(중고 제품을 보수한 것) 아이폰 판매와 직영판매점 설치 등 사업 확대를 모색했다. 쿡 CEO는 가장 먼저 힌두 사원을 방문하는 등 방문기간 동안 인도 국민에 친숙하게 다가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인도 정부는 중고아이폰을 판매할 경우 이른바 ‘전자 쓰레기’가 증가해 환경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사업을 허가하지 않았다. 직영판매점도 부품의 30%를 인도에서 조달해야 한다는 조항을 내걸어 사실상 직영판매점 설치 허가를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인도 정부의 이같은 태도에 대해 자국을 단순 판매 시장으로 삼지 말고, 생산기지로 삼아 줄 것을 바라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페이스북은 인도에서 ‘프리베이식’이라는 이름으로 무료 인터넷 서비스를 하려고 시범사업을 벌였지만 지난 2월 인도통신규제국(TRAI)은 이 서비스를 금지했다. 프리베이식이 페이스북이 선별한 일부 앱만 사용하도록 해 ‘망중립성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에서였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는 “도서관도 모든 책을 다 보유하지 않고 건강보험도 모든 치료를 다 제공하지는 않는다”면서 “인터넷을 전혀 못쓰는 것보다는 일부라도 쓸 수 있는게 낫다”고 프리베이식을 옹호했다.

인도 정부는 그러나 “페이스북에 의해 걸러진 정보만으로 사용자의 지식과 관점이 형성되는 것은 위험하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1억8000만명을 돌파해 중국에 이어 세계 2위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 연간 인터넷 분야 성장률이 40%로 세계 평균 성장률 9%를 압도한다는 점, 그런데도 아직 인터넷 보급률이 20% 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도 IT시장은 세계적인 IT 업체들이 군침을 흘릴만한 매력적인 시장인게 분명하다.

이로 인해 이들은 앞으로도 인도 IT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강화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문제는 규제다. 인도 정부가 지금처럼 규제의 벽을 높일 경우 이들이 시도는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이에 대해 현지 언론에선 자국 기업을 보호하고, 인도 경제를 견인할 대안을 찾기 위한 시도로 해석되지만 규제가 심할 경우 투자 회수를 유발하고, 인도 경제 발전에도 해가 될 수 있다며 과도한 규제를 중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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