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日등 은행 비용절감 안간힘
중앙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수익성에 타격을 입은 유럽과 일본 은행들이 반격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럽에서는 중앙은행에 자금을 예치하며 이자를 지불하는 대신 현금을 직접 보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은행이 등장했는가 하면, 일본에서는 국채 입찰 참여 자격을 반납하려는 은행이 나왔다. 추가 대책 없이 계속해서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할 경우 이같은 은행들의 반격이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독일 코메르츠방크는 유럽중앙은행(ECB)에 자금을 예치하는 대신 스스로 현금을 보관하는 방안을 논의중이다. 코메르츠방크는 아직 금고에 현금을 보관하지는 않고 있으며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답했지만 두 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이러한 방안을 고려 중에 있다.
마이너스금리 대응에 나선 것은 코메르츠방크뿐만이 아니다. 독일 바이에른주에 위치한 몇몇 예금 은행들은 현금 저장 방법을 찾아 나섰고, 니콜라우스 폰 봄하르트 뮤니크 리 회장은 최소 1000만유로의 자금을 보유하는 방안을 시험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시도가 은행들에게 무조건 더 이득이 될 것이란 보장은 없다. 현금을 금고에 보관하면 이에 따라 보관 비용과 보험료가 발생한다. ECB가 최고액권인 500유로 발행을 중지하면서 보관은 더욱 어려워졌다.
그럼에도 마이너스금리 효과를 그대로 수용하는 것보다 잃는 것이 적다면 반격 대열에 합류하는 은행들은 향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프랑크푸르트 소재 경영대학원 FS의 아달베르트 윙클러 교수는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하려고 하면 할수록 은행들은 비용을 줄이기 위한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효과적인 수단만 찾아내면 실제로 현금을 직접 보관할 것이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일본 은행들은 유럽 은행들에 비해 아직 적극적인 대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일본 1위 은행인 미쓰비시도쿄UFJ 은행이 우선 총대를 멨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미쓰비시UFJ는 ‘프라이머리 딜러’로 불리는 국채시장 특별 참가 자격을 일본 정부에 반납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일본 국채의 고정적 구매자였던 대형은행이 국채 매입을 거부하려 하는 것은 마이너스금리 정책으로 국채 수익률이 떨어진 것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너스금리 정책 하에서 국채를 계속 보유하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
미쓰비시UFJ가 국채시장 특별 참가 자격을 반납하면 일본 금융기관으로는 첫 사례다. 닛케이는 다른 대형은행도 그 뒤를 따라 자격을 반납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닛케이는 “대형은행의 ‘국채 이탈’은 시장에서 대량의 국채를 사 들임으로써 시중 자금 공급량을 늘려온 일본은행의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에 그림자를 드리운 일”이라고 평가했다.
마이너스 금리는 은행들의 주가에도 타격을 입힌 상태다. 일본 토픽스 은행업종 지수는 올해 들어 28% 떨어졌다. 유로스톡스 은행업종지수는 21% 하락했다.
이수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