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성동조선해양이 그리스 선박박람회에서 1000억원 규모의 유조선 계약 건을 따냈다. 사장은 물론 노동조합까지 대거 그리스로 달려갔던 것이 효과를 봤다는 후문이다. 전날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아테네에서 연일 낭보가 들어오고 있다.

성동조선해양은 그리스 현지에서 세계 10대 탱커선사이자 성동과 오랜 인연을 맺고 있는 그리스 차코스(Tsakos)사로부터 7만5000톤급 정유운반선 4척(옵션 2척 포함), 약 1억7000만달러에 달하는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선박은 길이 228m, 폭 32.2m, 높이 20.9m로 2018년 상반기 납기 조건이다.

계약식에 앞서 의견을 조율하는 사전 미팅에서 성동조선해양 김철년 대표이사와 포시도니아 기간 내내 선주들과 미팅을 함께 했던 강기성 성동조선해양 노동조합 지회장도 참석해 노사화합을 바탕으로 납기·품질·안전 등 모든 면에서 최고 수준의 선박을 건조하겠다는 뜻을 선주 측에 전달했다.

선주 측 관계자는 “현재와 같이 어려운 조선 시황에서 성동조선해양의 단합된 노사의 모습에 무한한 신뢰가 생겨 최종 계약까지 결정할 수 있었다”며 성공적인 프로젝트 수행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성동의 장기인 LRⅠ급 탱커의 재 발주로 다시 한번 기술력을 입증 받는 계기가 되어 더욱 의미가 있는 프로젝트”이라며 “곧 다른 선주사와도 좋은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추가 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차코스사와 성동조선해양은 지난 2006년부터 2016년 현재까지 10년에 걸쳐 원유 및 정유 운반선 등 총 15척의 선박에 대한 계약을 진행해 오며 오랜 파트너십을 유지해 왔다.

성동조선해양은 올들어 단 한건의 수주도 없었다. 이번 그리스 박람회를 앞두고 국내에서 진행된 숨가쁜 구조조정 바람도 회사를 흔들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신규수주’를 구조조정의 기준으로 삼겠다는 말도 꺼낸 바 있다. 수주가 없다면 회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다는 얘기였다.

이번 성동조선해양의 수주건에 대해 업계에선 노사가 함께 수주전에 총력을 기울인 것이 효과를 봤다는 평가가 나온다. 회사 명운이 촌각에 달린 상황에서 혹여라도 있을지 모를 발주측의 우려(노사갈등)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사가 힘을 모았다는 설명이다.

선수금환급보증(RG) 문제도 큰 문제 없이 해결 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채권단이 제시한 수주 가이드라인이 지켜진 계약이라 최종 서명까지 가능했다는 설명이다. 성동조선해양 관계자는 “은행측과도 긴밀하게 협조가 되고 있다. 저가 수주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은행이 먼저 수주를 막았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