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삼성그룹 비금융상장사 12곳의 실적을 종합해봤다. 매출 71조6089억원, 영업이익 8조3480억원으로 전기대비는 -10.48%, -0.56%, 전년동기대비로는 -1.31%. -9.87%가 각각 줄었다.
원인을 분석해보면 중공업 부분의 부진에 전자부품사들 실적 개선이 더뎠다. 삼성전자 비중이 너무 큰 점도 새삼 확인된다. 1분기말 기준 그룹내에서 삼성전자는 매출의 74%, 영업이익의 100.62%를 차지한다. 삼성전자 실적만 좀 더 좋았더라도 그룹 실적이 외형으로는 뒷걸음질치지는 않을 수 있었다. 그런데 삼성전자에 계열사들의 부진이 감춰지는 것보다, 지금처럼 문제점이 드러나는 편이 오히려 나아보인다.
얼마전 재발간된 호암자전(湖巖自傳)을 보면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주는 “구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기업은 낙후되고 만다. 종래의 구조에 매달리는 일업 단품의 기업으로는 연명이 힘들다. 다기능화, 다각화를 위하여 노력이 경주 안 될 수 없다”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반대로 단일 주업종의 비율이 70%를 넘는 회사는 오늘의 기업세계에선 살아남을 수 없다. 기술의 혁신과 그로 인한 산업구조의 변화에 기업이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업이 구조혁신의 주도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지금 삼성의 상황이 딱 이렇다. 삼성전자는 삼성이란 전투기를 초음속으로 진입시킨 ‘엔진’이다. 하지만 엔진이 아무리 좋아도 다른 부분의 성능이 뒷받침되지 못하면 전투기는 트랜소닉(transonic, 음속이하와 음속이상 속도가 공존하는 천음속)의 충격을 극복하지 못하고 추락할 지 모른다. 삼성에서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는 아직 초일류라고 부를 만한 곳은 없다. 심지어 삼성전자의 혁신 성과도 인텔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애플이 만들어낸 전지구적 성과에는 아직 ‘2% ’쯤 부족하다.
스스로 혁신을 하지 못한 채 변화하는 환경에 시달리다보면 결국은 탈진하기 쉬운 법이다. 반대로 혁신을 통해 미래를 선점하면 ‘편안함으로써 피로해진 경쟁자를 상대하는(以逸待勞)’ 손자병법의 필승 조건을 누릴 수 있다. 이건희 회장이 거듭 ‘위기’를 강조하는 데도, 그리고 삼성이 마하(Mach) 경영에 돌입한 이유에도 이같은 배경이 있어 보인다.
그런데 삼성의 마하경영은 다른 기업은 물론 국가에도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 이 회장은 “어려움에 빠져 부도를 걱정하는 것은 공포의식이며, 사업이 잘되고 업계 선두에 있을 때도 항시 앞날을 걱정하는 것이 위기의식”이라고 강조해왔다. 세월호 사건도 2014년 대한민국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것이다. 마하경영은 삼성만의 현상이 아니라, 우리기업과 국가가 모두 노력해야 할 방향일 수도 있다. “‘나로부터의 변화’와 ‘너부터의 변화’라는 획 하나 차이가 결국엔 전부(全部와 전무(全無)의 차이로 이어진다”는 이 회장의 말을 되새겨 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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