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만표, 긴장한 듯 머뭇거리는 모습

- 전ㆍ현직 검사들간 장시간 수싸움 돌입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전직 검사장의 등장에 서울 서초동도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검사 시절 전직 대통령부터 재벌 총수까지 내로라하는 사람들을 검찰로 불러들여 조사했던 홍만표(57) 변호사가 27일 피의자로 소환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서울중앙지검 청사 1층 입구는 이른 아침부터 취재진들로 붐볐다.

서울중앙지검은 2001년 그가 특수1부 부부장 검사로 있으면서 ‘이용호 게이트’와 ‘진승현 게이트’ 등 대형 비리사건을 수사했던 곳이다.

홍 변호사 본인도 ‘피조사자’로 취재진 앞에 서게 된 상황을 매우 낯설어했다.

오전 9시 50분께 차에서 내린 홍 변호사는 긴장한 듯 걸음을 옮기지 못하고 잠시 머뭇거렸다. ‘앞으로 더 와 달라’는 취재진들의 외침에 비로소 앞으로 나와 자세를 취했다.

‘정운호 게이트’ 사태가 터진 지 한달 만에 언론에 모습을 드러낸 홍 변호사는 “검찰 수사에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말을 시작으로 자신의 입장을 차분히 밝혔다.

그는 “일부 언론에 제기된 몰래 변론은 상당 부분 해명될 것”이라며 수사를 앞두고 자신 있는 모습도 보였다.

이날 홍 변호사 출석을 앞두고 검찰 측은 홍 변호사가 뇌 수술 받은 점을 고려해 불의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취재진에게 반드시 포토라인을 지켜달라는 입장을 전달하기도 했다.

청사 내부 1층 보안 직원들도 20여분 전부터 유리문 개폐를 놓고 어떻게 할 것인지 서로 논의하며 홍 변호사의 출석에 대비해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었다.

특수통 검사장의 초라한 ‘친정 귀환’에 주요 방송사들도 이 모습을 생중계로 보도하며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비교적 건강한 모습으로 등장한 홍 변호사는 약 4분여간 취재진과 인터뷰를 나눈 뒤 직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20년간 검사로 재직하며 누구보다 탁월한 수사능력을 과시했던 그는 이제 후배 검사들과의 장시간 수싸움에 돌입했다.

검찰 관계자는 “홍 변호사에게 물어볼 것들이 많다. 조사량이 많아 시간이 제법 걸릴 듯하다”며 “다만 홍 변호사의 건강상태를 고려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홍 변호사가 전관로비와 탈세 혐의 등에 대해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만큼 그를 상대해야 하는 수사팀으로서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홍 변호사를 수사할 특수1부의 이원석(47) 부장검사는 연수원 27기로 17기인 홍 변호사와 10년 차이가 난다. 이 부장검사는 2005년 에버랜드 전환사채 수사, 2007년 삼성 비자금 특별수사, 2012년 김광준 부장검사의 비리 의혹 등을 수사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때문에 이날 홍 변호사 소환 조사는 전ㆍ현직 특수통 검사 간의 대결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