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영훈 기자]세월호 침몰을 계기로 ‘컨트롤타워 부재’ 등 정부의 미숙한 재난안전사고 대처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정책과제 우선순위에서 재난안전관리는 그야말로 찬밥신세였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성과가 눈에 띄지 않는데다 당장 일이 벌어지지 않으니 시급하지도 않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에 재난ㆍ해난정책이 후순위로 밀리면서 수년간 총체적 부실 상태를 이어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세월호 참사에서 ‘우왕좌왕 대응’ 논란을 빚은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컨트롤타워 부재 문제는 이전부터 수차례 지적돼왔음에도 성과없이 표류하고 있는 상태다.
국무총리실과 안전행정부, 해양수산부, 국토교통부, 해양경찰청 등 재난관련 부처의 최근 몇년간의 업무보고 내용을 보면, 재난 및 해난정책은 뒷전이었다.
재난관리 주무부처인 안전행정부는 2010년과 2011년 업무보고에서 잇달아 재난지휘체계 일원화 계획을 밝혔지만 세월호 참사에서 보듯 3년뒤에도 시스템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 특히 2012년과 올해 업무보고에서는 해상안전과 관련한 대책은 아예 빠졌다.
해난정책을 총괄하는 해양수산부는 이명박정부 시절 국토해양부로 흡수되면서 정책 일관성을 상실했고 제 구실도 못했다. 지난 2009년과 2011년에는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해양안전 관련 언급은 아예 사라졌다. 주요 토건사업에 부처의 무게중심이 쏠려 해양안전 정책은 뒷전으로 밀린 것이다.
해양경찰청의 재난관리계획은 말 그대로 계획에 그쳤다. 특히 세월호 침몰사고에서 보듯 정부가 자부하던 해상관제망(VTS)은 해수부와 해양경찰청으로 쪼개져 제 구실을 못했고 사고발생 140분간 ‘본부’가 3개 기관에 설치돼 컨트롤타워 기능이 상실됐다. 탑승자, 실종자 통계조차 오락가락했다.
세월호 참사 대응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총괄 지휘 역할을 못한 채 허둥지둥하면서 ‘골든타임’(사고 발생 시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유효기간)을 놓쳤다는 곱잖은 시선을 받고 있다. 경찰ㆍ소방 등 기관별로 운영 중인 무선통신망을 통합ㆍ연계하는 ‘재난안전무선통신망’(재난망) 구축 사업도 몇년째 지연되면서 추진이 흐지부지된 상황이다. 2012년과 2014년 업무계획에서는 아예 재난대응체계 개편과 관련한 내용이 없어졌다. 정부부처를 총괄하는 총리실도 재난안전관리 분야에 소홀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총리실은 지난해 10월7일 박근혜정부 국정과제와 관련해 블로그에 올린 ‘총체적인 국가재난관리체계 강화’라는 글에서 “국가재난관리는 정부의 일차적 기능”이라며 총체적 국가재난관리조직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지금까지도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위기관리 매뉴얼,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원인을 살펴보고, 부처간 공조ㆍ협력 등이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정책적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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