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미국 폭스TV의 최장수 만화 시리즈인 ‘심슨 가족(The Simpsons)’의 첫 장면에는 과학 역사상 가장 유명한 수학 방정식이 등장한다. 심슨의 막내딸 매기는 알파벳 블록으로 탑을 쌓은 뒤 뿌듯하게 바라본다. 늘 고무젖꼭지를 물고 있는 영원한 한 살배기가 만든 여섯 글자는 ‘EMCSQU’, 즉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 방정식 ‘E=mc2’다. ‘심슨 가족’을 자세히 보면 원주율(π)부터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까지 다양한 수학과 과학 요소들이 곳곳에 삽입돼 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실제로 ‘심슨 가족’의 작가들 중에는 UC 버클리 컴퓨터과학 석사 출신인 데이비드 코헨과 하버드 응용수학 박사 출신인 켄 킬러부터 프린스턴 대학에서 컴퓨터 과학 박사학위를 받고 예일대 교수를 역임한 제프 웨스트브룩까지 이공계 출신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대중과학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저자 사이먼 싱은 ‘심슨가족에 숨겨진 수학의 비밀(윤출판)’을 통해 ‘심슨 가족’ 곳곳에 숨겨진 수학의 비밀을 찾아내 흥미롭게 풀어낸다.

대중과학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저자 사이먼 싱은 ‘심슨가족에 숨겨진 수학의 비밀(윤출판)’을 통해 ‘심슨 가족’ 곳곳에 숨겨진 수학의 비밀을 찾아내 흥미롭게 풀어낸다.
대중과학서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저자 사이먼 싱은 ‘심슨가족에 숨겨진 수학의 비밀(윤출판)’을 통해 ‘심슨 가족’ 곳곳에 숨겨진 수학의 비밀을 찾아내 흥미롭게 풀어낸다.

저자는 애니메이션 곳곳에 담긴 수학 개념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다. 저자는 ‘심슨 가족’의 손가락이 8개라는 사실에서 8진법ㆍ10진법ㆍ16진법을 풀어 설명하고, 무한의 개념을 호텔 이야기로 깔끔하게 정리한다. 또한 저자는 주인공 ‘호머’가 3차원으로 들어가는 이야기로 차원을 설명하다가도, 뫼비우스 띠와 4차원의 뫼비우스 띠인 클라인 병, 나아가 분수 차원과 프랙탈로 넘어가는 등 어려운 수학의 개념을 농담처럼 유쾌하게 전한다.

“‘심슨 가족’ 등장인물의 손을 유심히 보면 엄지 하나와 손가락 3개씩으로 양손을 합치면 모두 8개이다. 그렇다면 스프링필드에서는 8을 기준으로 계산해야 하고, 전혀 다른 진법(8진법)을 써야 하고, π도 달리 표현해야 하지 않을까?(3.1103755242...). ‘심슨 가족’에서는 8진법에 신경 쓰지 않고 우리처럼 그냥 10진법을 쓴다. 그건 그렇다 쳐도 두 가지 의문점은 밝혀져야 한다. 첫째, 왜 스프링필드 주민의 손가락은 8개일까? 둘째, 손가락이 8개인데 스프링필드에서는 왜 10진법을 쓸까?”(195쪽)

저자가 수학의 역사를 설명하며 소개하는 각종 일화도 볼거리다. 지난 2005년 하버드 대학교 총장 로렌스 서머스의 성차별 발언을 계기로 만들어진 에피소드 ‘여학생이 원하는 건 오직 수학뿐(Girls Just Want to Have Sums)’에서는 수학을 공부하고 싶은 ‘리사 ’가 남학생으로 변장해 공부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 같은 ‘리사’의 모습은 여성임을 숨길 수밖에 없었던 18세기 프랑스 수학자 소피 제르맹의 일화로 연결돼 ‘심슨 가족’이 단순한 코미디가 아님을 보여준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 타임스는 “수학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도 사이먼 싱의 쉽고 재밌는 설명을 들으면, 무한의 본성, 자연상수 e의 의미, 비극적 천재 스리니바사 라마누잔의 삶, 야구 통계의 현자 빌 제임스의 집념 등이 담긴 이 책을 즐길 수 있다”, 영국의 일간지 타임스는 “사이먼 싱은 추상적 수학 개념과 우리의 일상생활을 절묘한 솜씨로 연결한다. 멋진 글 솜씨, 수학에 대한 열정과 세밀한 연구는 수학이라고 하면 머리가 아파지는 사람들까지 사로잡는다”고 추천사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