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진도) 김기훈 기자] 세월호 침몰 13일째를 맞는 28일 실종자 수색 작업은 기상 악화로 사실상 올스톱 상태다. 이날 오전 실종자 가족들이 모인 진도 팽목항과 진도 실내체육관에는 무거운 침묵만 흘렀다. 실종자 가족들은 야속한 하늘, 바다만 바라보며 말없이 담배만 피울 뿐이었다. 일부는 멍하니 TV만 바라보거나 이불을 뒤집어 쓴 채 미동도 없었다.

이날 사고 해역엔 바람이 초속 8∼13m로 강하게 불고 파고가 1.5∼2m로 높아 풍랑주의보가 내려졌다. 민관군 합동구조팀은 수색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전날 시신 1구를 수습한 것 외 수색 작업은 진전이 없다. 현재까지 세월호 전체 격실 111곳 가운데 35곳에 대한 1차 수색이 마무리됐으며 수습된 사망자 수는 188명에 멈췄다.

기상 조건이 악화되고 선체 내엔 매트리스, 냉장고 등 부유물이 통로를 가로 막아 수색을 어렵게 하고 있다. 문제는 이같은 장애 요인이 하루 빨리 개선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전날 합동구조팀은 출입문 확보를 위해 절단기를 사용하고 가족 동의를 얻을 경우 소형 폭약을 사용하는고강도 방법을 수립했다.

이날 팽목항 가족대책본부 브리핑에서 합동구조팀은 “엄청난 부유물로 출입문이 열리지 않는 경우가 있다”며 “해군이 보유한 와이어 절단기를 이용, 내부 진입을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또 “폭약 사용은 최후 수단으로 가족들 동의를 구한 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더딘 수색작업에 대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조치로 보인다.

한편 냉정하게 인양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실제 선체 수색에 투입된 한 민간 잠수사는 “선미는 수심 47~48m로 워낙 조류가 워낙 세고 시야 확보가 안 돼 진입조차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점점 선체가 가라앉는 상황을 볼 때 구조와 인양을 병행하거나 본격 인양을 고려할 시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민간 잠수사는 “사실상 구조와 인양을 놓고 고민할 시점은 이미 지났다”며 “다만 가족들을 생각한다면 쉽게 인양을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꼬리를 흐렸다.

합동구조팀 관계자는 인양 작업 착수 여부를 묻는 기자에 질문에 “현장팀이 답변할 사안이 아니다. 수색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답변을 피했다.

한편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만난 일부 가족들은 “사실상 인양을 하는 게 맞지 않냐”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수색팀이 고생하고 있는 거 안다. 저 분들도 자식이 있는 분들인데…”라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또 “만약 수색 과정에서 또 다른 희생자가 나오는 건 원치 않는다”고 덧붙였다.

실제 지난 25일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현장 상황에 대한 브리핑이 끝나자 한 실종자 가족은 “이분들 고생하신 분들이에요. 이분들은 죄가 없습니다. 박수 한 번만 쳐주세요”라고 격려의 박수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가족들은 여전히 반감과 분노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민간의 주축을 맡은 언딘이 청해진해운과 인양 계약을 맺은 사실이 드러나자 언딘을 배제할 것을 강력 요구하기도 했다. 한 실종자 가족은 “첫 구조 작업 때부터 지금까지 뭐 하나 제대로 이뤄진 게 없고, 속시원하게 의혹을 해명한 것도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결국 정부의 불통과 무능한 대응이 실종자 가족들의 불신을 키웠고 대화를 가로 막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실종자 가족은 “선체를 바로세우기만 해도 시신이 유실될 가능성이 크다는 데, 인양은 말도 안 된다”며 “선체 수색이 완료되기 전 인양은 할 수 없다”며 단호히 못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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