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옥시의 가습기 살균제에 든 PHMG(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처럼 흡입할 경우 폐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는 독성 물질이 다른 국내 방향제와 탈취제 제품에 쓰였다는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4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해당 물질은 간·신장 등 다른 인체 장기에 독성을 일으키는 물질과 발암물질도 방충제 등에 사용됐다. 비단 가습기 살균제뿐 아니라 이 같은 유해물질이 든 방향·탈취·방충제 등 다른 생활용품을 사용해서 건강에 악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드러난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런 사실을 1년 전 확인했으면서도 이들 유해 화학물질을 아직도 사용 금지 조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 국립환경과학원의 ‘살(殺)생물제 안전성 평가기법 도입 연구’ 보고서(2015년 4월 발간)에 따르면 ‘2-메틸-4-이소티아졸린-3-온’이라는 화학물질은 흡입할 경우 건강에 ‘치명적’인 영향을 줘 환경부가 지정한 ‘유독물질’이지만 국내 판매된 탈취제·방향제 제품에 원료로 사용된 것으로 조사됐다. 탈취제를 뿌리거나 방향제 냄새를 맡는 과정에서 이 유독물질이 체내 흡입됐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이외에도 흡입 시 폐렴과 심폐정지, 급성 호흡곤란증후군을 유발하는 ‘클로록실레놀’과 신장·간에 독성을 일으키는 발암물질인 ‘나프탈렌’ 등 유해 화학물질이 탈취·방향·방충·소독제 등에 쓰였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이들 화학물질 모두는 유럽연합(EU)이 생활용품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500여종의 ‘사용 금지물질’에 속해 있다. 정부 소식통은 “가습기 살균제 사건 이후 환경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부처가 각종 생활용품의 안전성에 대한 광범위한 조사를 벌여 일부 제품에 유해물질이 포함된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하지만 제품 회수 등 조치는 물론 이 유해물질을 제품에 사용하는 금지 조치도 하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1·2차 가습기 살균제 피해 현황 조사에 따르면 옥시가 2001년부터 판매한 폴리헥사메틸렌구아디닌(PHMG) 성분이 든 가습기 살균제로 인한 피해가 거의 확실(1단계)하거나 가능성이 큰(2단계) 피해자는 모두 221명이다.
조사 대상이었던 530명 가운데 옥시 제품을 쓴 사용자는(타제품과 함께 쓴 사용자 포함) 404명(80.3%)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족인 김덕종씨와 환경보건시민센터 최예용 소장은 옥시 영국 본사에 항의하기 위해 4일 오전 출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