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2000명에게 회사지분 3000억원 나눠준 ‘초바니’ 회장 -터키 이민자 출신 함디 울루카야 “나의 성공은 직원들의 힘” -세계 최대 유랑민족 출신 함디 “난민, 인간 대우 해줘야” [헤럴드경제=슈퍼리치팀 천예선ㆍ민상식 기자] 자신의 재산 2조원 중 절반 이상을 난민 구호에 쏟아붓겠다고 밝힌 억만장자가 이번에는 회사 지분의 10%를 회사 직원들에게 나눠줬다.
2000명의 직원은 평균적으로 1억7000만원 정도의 지분을 받는다. 지분을 받는 직원 중에는 뉴욕 북부에 위치한 그의 공장에서 일하는 약 600명의 난민들도 포함돼 있다.
잇단 선행으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인물은 터키 이민자 출신의 ‘함디 울루카야’(Hamdi Ulukayaㆍ44) 회장이다.
함디는 2005년 원유를 발효시켜 만든 그리스식 요거트(일명 그릭요거트) 업체 ‘초바니’(Chobani)를 창업해, 억만장자 반열에 오른 자수성가형 부호다. 2005년 직원 다섯 명으로 시작한 초바니는 현재 직원 2000여명에 기업가치 30억 달러(한화 약 3조4000억원)가 넘는 회사로 성장했다.
초바니의 급성장과 함께 현재 그의 자산은 18억6000만 달러로 뛰었고, 이는 세계 1011위 억만장자에 해당한다.
함디 회장이 직원에게 회사 지분 10%를 근무기간에 따라 차등해 나눠준다고 밝힌 것은 일주일 전인 지난달 26일이다.
초바니의 회사 가치를 30억 달러로 잡으면, 정규직 직원 약 2000명은 평균 15만 달러(약 1억7000만원) 가치의 지분을 받게 된다. 설립 당시부터 일한 직원의 경우에는 100만달러 이상 받는다.
주식은 비상장 상태인 회사가 상장되거나, 매각될 때부터 처분할 수 있다. 초바니는 현재 상장을 추진 중에 있다.
함디 회장은 평소 직원들에게 받은 호의를 되돌려주는 게 오랜 꿈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지분배분 사실을 알리면서 “회사가 이렇게 큰 성장을 이뤄낸 것은 직원들이 아니었다면 생각할 수 없다”며 “이제 직원들은 회사 지분을 받아 자신의 미래도 스스로 만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사실 함디 회장은 난민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서는 대표적인 억만장자로 유명하다.
그는 지난해 초 난민 구호를 위해 ‘텐트’(Tent)라는 자선재단을 세웠다. 이어 텐트재단을 통해 자신의 자산 약 2조원의 절반 가량을 시리아 난민 등을 구하는 데 쓰겠다고 밝히며, 다른 억만장자들에게도 난민구호에 동참할 것을 호소했다.
실제 뉴욕 주의 그의 요거트 공장에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동에서 온 600여명의 난민들이 일하고 있다. 이들의 미국생활 적응과 영어 교육을 위해 총 11개 언어가 지원되는 영어 강좌도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빌 게이츠가 주도하는 재산 절반 기부 서약운동 ‘더 기빙 플레지’에도 동참했다.
함디 회장이 이처럼 자신이 이룬 부(富)를 사회에 환원하는 데 열중하는 까닭은 회사를 사유화하는 우리의 일부 재벌가와 달리, 그는 회사가 공동체의 소유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함디는 이민자 출신인 자신이 미국 사회에서 성공한 것은 스스로의 힘이 아니라, 직원들과 공동체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한다.
터키 동부 작은 마을 낙농업을 하는 가정에서 태어난 함디는 25세 때인 1997년 영어를 배우러 미국에 왔다가, 건강식 요거트의 성공 가능성을 보고 터키어로 ‘양치기’를 뜻하는 초바니를 2005년 창립했다.
그는 이후 여러 주변 인물의 도움으로 2007년 뉴욕 주 외곽에 있는 85년된 요구르트 공장을 인수해, 종업원 5명과 함께 공장에서 먹고 자며 일했다.
특히 함디가 난민 문제 해결에 전 재산을 바치며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역시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터키의 소수민족 ‘쿠르드족’ 가정에서 태어난 함디는 나라 없는 설움을 그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그는 비록 터키 국적을 갖고 있지만, 자신이 터키인이 아닌 쿠르드인이라고 밝힌다.
세계 최대 유랑민족 쿠르드족은 3000만∼4000만명이 터키와 이라크, 시리아, 이란 등 중동 지역에 뿔뿔이 흩어져, 난민촌을 형성해 생활하고 있다.
그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3초에 한 명꼴로 난민이 발생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한데, 이들의 목숨을 구하고 인간다운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구호사업을 결정했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