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 경제=고도예 기자] 회사 최대주주의 옥바라지를 해주고 받은 돈은 소득공제 대상이 아니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 강석규)는 이모 씨가 “(옥바라지 대가로 받은 금액에) 종합소득세 26억여원을 부과한 처분을 취소하라”며 과세당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고 1일 밝혔다.
회사의 구매팀장으로 일하던 이 씨는 지난 2008년 3월부터 1년 3개월 간 회사 최대주주인 조 씨의 수감 생활 중 편의를 봐줬다. 이 대가로 75억원의 금액을 넘겨받았다. 이 씨는 조 씨의 구치소와 병원 생활을 지원하고, 변호인 등 조 씨와 주변 인물의 연락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과세당국은 이 75억원을 사례금으로 판단해 이 씨에게 종합소득세 26억9000만원을 납부하라고 고지했다. 이 씨는 과세당국의 처분에 불복해 조세심판원에 심판을 청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소득세법에서는 사업ㆍ근로ㆍ연금ㆍ퇴직ㆍ양도ㆍ이자ㆍ배당 소득 외에 발생한 소득을 ‘기타 소득’으로 분류한다. 이 씨에게 적용되는 구 소득세법에 따르면 기타소득 중 일부 경우는 받은 금액의 80%가 필요경비로 인정돼 소득공제된다. ‘강연’, ‘방송 해설’, ‘변호ㆍ회계 등 전문 지식을 활용한 업무’, ‘고용관계 없이 대가를 받고 하는 업무’가 이에 해당한다. 반면 수령한 금액이 업무에 따른 단순 ‘사례금’일 때는 공제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 씨는 자신이 한 일이 ‘고용관계 없이 대가를 받고 하는 업무’였다며 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자신은 변호인을 돕는 대가로 돈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 씨의 업무는 소득세법에 명시된 공제 사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 씨의 업무는 강연이나 방송 해설과 무관하고 전문적인 업무도 아니었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이 씨가 한 일은 수감된 조 씨의 편의를 봐주거나, 재판에 필요한 자료를 변호인에게 전달하는 것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재판부는 “이 씨가 업무의 대가로 이미 급여와 인사 상 이익을 제공받았고, 일을 하는데 든 경비에 비해 제공받은 금액이 지나치게 크다”며 이 씨가 받은 금액이 업무의 대가가 아닌 친분 관계에 따른 사례금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