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이 출발부터 부처간에 엇박자를 내면서 과연 순조롭게 이뤄질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 연말까지 앞으로 8개월이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대선 정국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재계와 노동계 반발이 세력화되면서 동력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20일 정부 부처와 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금융위원회 주도로 ‘제3차 산업경쟁력 강화 및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열고 경기민감산업의 구조조정 현황을 점검하고 추가 취약업종 지정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11월 제2차 구조조정 협의체 회의를 열고 해운, 조선, 건설업의 구조조정 원칙을 구체화하고 석유화학과 철강 업종의 일부 공급과잉 해소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유일호 부총리는 지난 1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기업 구조조정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면서 그동안 결과물이 없다는 평가를 내렸다. 시장에선 기업 구조조정을 총괄하는 금융위를 대신해 기재부가 직접 나서겠다는 것으로 해석됐다.

유 부총리는 특히 “해운사 구조조정이 예정대로 되지 않으면 정부가 액션에 들어 갈 수 밖에 없다”면서 “제일 걱정되는 회사가 현대상선”이라고까지 명시하자 현대상선 등 해운업종에 대한 인위적 재편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운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가 들썩였다. 김영석 해수부 장관은 유 부총리의 발언 이후 “현대상선이 내놓은 자구책에 따라 구조조정 절차가 진행 중 ”이라며 “입장엔 변화가 없다”고 맞받았다. 금융위도 “지금으로선 인위적인 재편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 한 관계자도 “해운사 관련 구조조정은 해수부가 담당하는 업무로 산업부에서 아는 것이 없다”며 “유 부총리가 어떤 범위까지 생각하고 이야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기업구조조정에 대한 대 원칙 차원에서 말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정부 내에서도 조차 구조조정에 대한 일목요연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는데다 ‘여소야대’라는 정치적 지형을 감안하면 기업 구조조정은 구호에 그칠 공산이 커진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구조조정이 지진부진했던 것을 두고 총선을 앞두고 손놓고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간 주요 기업에 대한 원칙에 맞는 구조조정이 이뤄졌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은 것은 사실”이라며 “시장과 당국에 대한 불신이 누적되지 않도록 신속하고 효과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져야한다”고 말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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