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소 열기 전부터 줄 선 투표소도…빗속 “투표율 저조” 걱정도 ‘1호 투표자들’ 대부분 노년층…시험ㆍ취업 준비속 젊은층도 ‘한표’
[헤럴드경제=구민정ㆍ유오상ㆍ이원율ㆍ고도예 기자]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3일 투표 시작 시간인 오전 6시부터 투표소에는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기 위해 나선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오전 6시가 되기도 전에 유권자들이 줄을 서는 투표소도 있었다. 하지만 서울 일부 지역의 경우 오전 7시가 넘어서면서 다소 강한 비가 내려 유권자의 발길이 다소 뜸해진 투표소도 눈에 띄었다.
▶투표소 ‘1호 투표자’들 대부분 노년층=각 투표소의 첫 투표의 ‘영예’를 안은 유권자들은 모두 노년층이었다. “평소 아침잠이 적어 일찍 일어나 투표소로 향했다”고 이들은 입을 모았다.
서울 노원구 극동늘푸른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상계1동 제7투표소에서는 김정혜(91ㆍ여) 씨가 처음으로 투표했다. 오전 5시50분께 투표소에 나와 10분 가량 기다렸다는 김씨는 “얼마 전 장 수술을 받아 병원 진료를 가기 전에 일찍 나왔다”며 “걷기 불편하지만 투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세어 보진 않았지만 매번 선거가 있을 때마다 빠지지 않고 꼭 (투표)했다”고 말했다.
몸이 불편한 김씨를 위해 먼저 와 있던 허건남(69) 씨가 양보하는 아름다운 모습도 연출됐다. 허씨는 “내가 통장을 지내면서 (선거)참관인을 세 차례나 했다”며 “선거는 그 자체가 내게 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울 종로구 동성고 동성100주년기념관에 마련된 혜화동 제3투표소에서는 투표소가 열리자마자 뜀박질 끝에 권신혜(70ㆍ여) 씨가 ‘1호 투표자’가 됐다. 권씨는 ”불과 10년전만 해도 나는 투표를 안 하던 사람”이라며 “몇 년 전부터 한 표라도 이제 도움이 된다는 걸 느껴 성실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권씨에게 밀려 ‘2호 투표자’가 된 송인완(69) 씨는 “서대문구에 있는 개인 주택 공사 현장에 일하러 가기 전 새벽 투표를 하기 위해 평소보다 20분 정도 일찍 나왔다”며 안타꺼워 했다.
서울 용산구 중경고 소강당에 마련된 이촌1동 제3투표소에서도 이모(77ㆍ여) 씨가 가장 먼저 투표했다. “버스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는 이씨는 “내 의무이자 권리이기 때문에 투표는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표가 중요하긴 한데. 정치인들은 맘에 안든다”면서도 “투표를 하는 편이 낫지 않겠나 해서 왔다”고 덧붙였다.
▶“시험에ㆍ취업에 바쁘지만”…젊은층도 ‘한 표’=젊은층도 삼삼오오 투표소로 나와 소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대학생의 경우 중간고사, 취업준비생의 경우 각종 스터디 등으로 짬을 내기 어려웠다면서도 이들은 모두 “투표는 해야 한다“는 아침 일찍부터 서둘러 투표소에 얼굴을 비췄다.
서울 강남구 세곡리엔파크 4단지 주민문화센터에 마련된 세곡동 제3투표소에 오전 6시30분께 나와 투표를 마친 대학생 이유진(23ㆍ여) 씨는 ”당연히 하는 투표이기에 이왕이면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젊은층이 정치에 관심이 부족한 편이 아닌가‘라는 질문에 이씨는 “절반의 젊은층에게는 맞고 다른 절반의 젊은층에게는 틀린 이야기 같다”며 “내 주위 친구들 모두 (정치에)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오전 7시30분께 극동늘푸른아파트 경로당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투표한 대학생 김효정(19ㆍ여) 씨는 “태어나 처음 투표를 했다”며 “내가 찍은 한 표가 진짜로 투표로 이어지는 것이 신기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씨는 “후보들에 대한 공보물과 각종 자료를 꼼꼼히 본 뒤 누구를 찍을 지 신중히 고르고 왔다”며 “많이 고민한만큼 정말 훌륭한 사람이 뽑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균관대가 인접한 동성100주년기념관 내 투표소에는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 젊은층의 모습이 많이 눈에 띄었다. 오전 7시30분께 투표를 마친 취업준비생 정모(30) 씨는 “일산에서 오전 중 취업 스터디가 있어 이 시간에 나왔다”며 “대학을 졸업하고 삼성 등 대기업을 들어가기 위해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성균관대 학생인 서형주(23ㆍ여) 씨는 “곧 중간고사라 학교에 공부하러 가기 전에 일찍 투표하러 오게 됐다”면서 ”당연한 것을 하기 위해 (투표소에)나온 것이다”며 부끄러워 했다.
▶보행기 이끌고ㆍ부축받고…”한 표는 꼭“=몸이 불편하지만 보행기를 타거나 가족의 부축을 받으며 주권을 행사한 유권자들도 눈에 띄었다. 오전 7시10분께 보행기를 탄 채 세곡리엔파크4단지 주민문화센터 내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이도요(90ㆍ여) 씨는 “비가 너무 와 투표하러 오기 더 힘든 것 같다”며 “나는 (비가)잠잠했을 때 와 다행이었지만, 다른 분들은 비가 많이 오면 집에만 있을 것 같다”이라고 다른 노인 유권자들을 걱정하기도 했다.
91세 동갑인 오모 씨와 송모(여) 씨 부부는 각각 지팡이에 의지하고, 아들의 부축을 받으며 중경고 소강당 내 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쳤다. 오씨는 “척추가 마모돼 허리가 아프고 다리로 잘 걷지 못한다“며 “그래도 투표를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차를 타고 부축을 받으며 왔다”고 말했다.
선거일에 휴무하지 않는 중소기업에 다니는 아내를 위해 아내 출근길에 같이 투표를 한 남편도 있었다. 극동늘푸른아파트 경로당 내 투표소에서 오전 7시40분께 투표한 안정훈(49) 씨는 “아내와 투표를 같이 하려고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공천 과정 등 정치권에 실망스러운 모습이 많아 무거운 마음을 각고 투표했다”며 “걱정하기보다 실제로 할 수 있는 일이 투표라 생각해 (투표소에)나왔다”고 덧붙였다.
▶“예년보다 사람이 없다”…투표 관계자들 ‘걱정’=이날 오전 비의 여파로 예년보다 투표소에 사람이 드물자 선거 관계자들은 다소 걱정 섞인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다. 동성100주년기념관 내 투표소에서 자리를 기키던 투표사무원 김연배 씨는 “비가 와서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게 왔다”며 걱정하는 기색을 드러냈다.
서울 용산구 용산파크자이오피스텔 로비에 마련된 한강로동 제1투표소의 한 선거참관인도 “오늘 이상하게 적다. 많이 와야 되는데”라며 걱정했다. 혹시 ’비 때문이 아닌가‘하는 질문에 이 참관인은 “그 여파일지도 모르겠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오전 9시10분 현재 이 투표소에는 유권자 2900명 중 200명 가량이 투표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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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제20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3일 투표를 하기 위해 투표소에서 아침 일찍부터 줄을 서 있는 유권자들. 빗속에서도 우산을 든 채 투표소로 향하는 모습도 보인다. 서울 용산구 용산파크자이오피스텔 로비에 마련된 투표소에서 한 장애인 유권자가 휠체어에 탄 채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구민정ㆍ유오상ㆍ이원율ㆍ고도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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