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예능 대부분 결방…공연 잇단 취소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 엿새째. 슬픔과 충격, 분노에 빠진 국민들의 마음에 연예계라고 다를 수는 없었다. 일상마저 버겁고,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 게 없다”며 무기력을 자책하는 마음이 한가지였다. 비탄 속에 뉴스특보를 지켜보며 예정된 행사와 오락성 방송프로그램, 주요 공연 및 시사 일정 등을 대부분 취소했고, 한마음으로 애도와 슬픔을 표했으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기도하고 구호 노력에 동참했다.

일부 연예스타들은 구호에 보탬이 되겠다고 성금을 냈다. 배우 온주완은 지난 19일 밤 한국 구세군에 직접 전화를 걸어 “세월호 침몰 사고 관련 구조를 돕는데 써달라”며 1000만원을 기부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온주완은 자신보다 앞서 구호 성금을 내놓은 송승헌을 언급하며 “비교할 수 없는 금액이지만 힘들 때 나누는 일이 꼬리를 물어야 된다고 생각해 전화를 드리게 됐다. 더 많이 보탬이 못 되서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내한공연이 예정된 영국 출신의 소녀 가수 코니 탤벗(14)도 이날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슬픈 시기를 맞은 한국으로 내일 떠난다. 콘서트 수익금을 여객선 사고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에 앞서 송승헌은 구세군에 1억원의 구호 성금을 기부했다.

전공과 특기를 살려 사고 현장을 직접 찾아 간 이들도 있었다. 대한구조연합회 회장이기도 한 배우 정동남은 지난 17일부터 세월호 침몰 현장을 찾아 동료 회원 50여명과 함께 실종자 수색에 참여했다. 개그맨 김정구도 산업잠수 전공을 살려 18일부터 이틀간 진도 여객선 침몰 구조 작업에 합류했다.

많은 연예인들은 마음을 담은 글로 분노와 아픔, 기도의 심정을 국민과 나눴다. 배우 심은경은 트위터에 “미안합니다. 아무것도 못 해주고 이렇게 해줄 수 있는 게 기도뿐이라서”라며 “너무 마음이 아파서 무엇 하나 일이 잡히지 않습니다. 우리 어린 친구들 얼마나 무섭고 고통스러웠을까요. 깊이 애도를 표합니다”고 적었다. 배우 문성근도 “아이들 두고 내뺀 선원들 다 살아있는데”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적었다. 중견 배우 김의성도 “슬픔과 분노가 뒤섞여 구분할 수 없게 되었고, 마음이 폭동을 일으킨다”는 글을 남겼다. 개그맨 남희석은 SNS를 통해 사고 희생자들과 유족, 실종자 가족들의 마음을 다치게 하는 잇단 오보와 유언비어를 경계하고 비판했다. 이종격투기 선수 추성훈의 아내이자 일본 톱모델 야노 시호도 블로그에 “무사하기를 기원합니다(無事をお祈りします)”라는 글로 아픔을 함께 나눴다.

주요 TV 방송 예능프로그램은 사고 발생 이후 대부분 결방됐고, 공연과 음반발매 등을 앞둔 가요계도 침묵했다. 엑소는 사고 발생 전인 지난 15일 새 앨범과 뮤직비디오를 공개했지만 이후 컴백활동을 잠정 연기하고 음원 및 음반 발매 일정을 뒤로 미뤘다. 블락비와 박정현, 정기고도 각각 컴백 일정을 늦췄다. 가수 이문세는 19일로 예정됐던 ‘대한민국 이문세-천안 콘서트’ 일정을 잠정 연기하며 “다시 힘내서 대한민국을 노래할 그날을 기다리렵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가수 이정 역시 ‘갓 블레스’라는 글을 남기며 5월로 예정됐던 공연을 미뤘다.

‘도희야’ ‘인간중독’ ‘리오2’ ‘셔틀콕’ ‘멜로’ ‘표적’ 등 영화사도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하고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원하며 16일 이후 지난 주말까지 예정됐던 홍보 및 시사 관련 행사를 취소했다. 지난 18~20일 주말극장가는 전년 동기 대비 16% 가량 관객이 감소했다.

고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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