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환율정책 심각한 우려” 압박
[베이징=박영서 특파원, 강승연 기자] 미국 재무부가 환율보고서를 통해 중국을 압박하면서 미ㆍ중 간 환율전쟁이 다시 격화할 조짐이다. 미국은 중국 정부에 환율개입을 중단하라며 위안화 절상압력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15일(현지시간) 발표한 ‘국제경제와 외환정책에 대한 반기 보고서’에서 중국이 환시장 개입을 줄이도록 촉구했다.
미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최근의 위안화 약세 흐름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중국의 외환시장 개입이 보다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두드러진 위안화 약세는 중국의 환율정책이 퇴보하는 게 아닌 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자아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지난 2월 말 촉발된 위안화 절하 흐름은 인민은행이 위안화 약세를 위해 환시장에 개입하고 금리 인하를 결정한 직후 이뤄진 것”이라면서 “중국은 환율 개입폭을 제한해 무질서한 시장 상황에서만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보고서는 중국이 쌓아둔 외화에 비해 위안화 가치가 지나치게 약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같은 사실은 중국 당국이 환율을 조작한 증거라고 지적했다. 실제 인민은행 자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9500억달러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말보다 1290억달러 늘어난 것으로, 일본 외환보유고의 3배가 넘는 규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 외환보유액이 늘어난 시기에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급락했으며 이는 인민은행이 계획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전날 발표된 중국의 3월 시중통화량(M2) 공급 증가율은 전년동월 대비 12.1%를 기록, 전망치 13.0%를 밑돌았다. 노무라 증권은 “위안화 약세에 따른 자본 유입 감소 신호”라고 설명했다. 지난 2월 중순 이후 중국 위안화 가치는 달러 대비 2.7% 하락한 상황이다.
그동안 미국의 경제관료들은 지난주부터 위안화 환율을 비판했다.
앞서 지난 7일에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외신은 익명을 요구한 한 미국 재무부 고위 관리가 “최근의 위안화 약세가 중국 환율정책 기조 변화를 의미한다면 심각한 문제”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 같은 환율개입 주장을 부인해오고 있다. 나아가 투기성 자금을 거둬내려는 개혁작업을 하는 것이라고 맞받아친다.
선단양(沈丹陽) 상무부 대변인은 “2월 중국 무역수지가 예상과 달리 23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며 “이 점만 봐도 위안화 절하가 중국 정부의 인위적 개입 때문이라는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전문가들은 위안화 투기 세력에 대한 경고, 글로벌 경기둔화와 자체 경쟁력 저하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중국 수출기업들의 지원 등을 위해 중국 당국이 위안화 절하를 유도하고 있다고 보고있다.
WSJ은 “위안화 가치 하락이 이어지면 미국과 중국 간 환율 및 통상 마찰이 격화될 것이며 아시아 전체에서 환율전쟁이 유발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