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지상파 방송3사마다 하나씩 자리한 연예정보 프로그램 중 SBS ‘한밤의 TV연예’가 가장 먼저 백기를 들었다. 지난 21년 간의 방송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재정비 시간을 가져야한다는 판단에서 내린 결정이다.
방송3사가 한 편이 내놓고 있는 연예정보 프로그램은 사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똑같은 포맷으로 이미 실시간으로 알려진 연예정보를 담는다.
방송3사 관계자들은 “TV 연예정보 프로그램은 다매체 다채널 환경이 도래하며 영향력이 약화됐다”고 입을 모은다. 이미 아침부터 저녁까지 인터넷 연예매체를 통해 연예인들의 이슈가 실시간으로 노출된다. SNS에선 스타들 스스로가 자신의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얼마든지 스타들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시대라는 것이다.
심지어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존재한다지만 이미 많은 채널에선 아침 저녁으로 뉴스를 통해 연예가 소식 꼭지를 마련한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PD는 “일주일에 한 번 방송하는 프로그램에서 전하는 연예 소식이라는 건 방송 직전까지 7일동안 있었던 연예정보를 재탕하는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재정비를 선언한 ‘한밤의 TV연예’에도 강점은 있었다. 토요일과 일요일에 방송하는 타프로그램과 달리 주중 한복판인 수요일 밤 11시에 안방을 찾기 때문에 타사보다 3일치의 새로운 연예정보를 내보낼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프로그램이 교양국 산하에 있다는 점 역시 ‘한밤’만의 차별점이었다. 탐사에 능한 교양PD들이 연출하며 보다 집요하게 이슈를 추적했다. 그 안에서 연예계 사건 사고에 대해 새로운 소식을 발굴해 전달하니, TV 프로그램의 특종도 적지 않았다. 다만 집요했을지라도 일방의 입장만 파고들어 논란이 촉발된 사건도 허다했다.
한 방송사의 PD는 “연예정보 프로그램이 경쟁력이 떨어진 건 사실이다. 그럼에도 각사 간의 경쟁은 간과할 수 없다. 매체가 늘어나고 정보가 산재한 가운데 방송에 적합한 이슈를 찾아 영상을 만들고 새로운 소식을 전해야하는 숙명이기 때문이다”라며 “프로그램 간의 과열경쟁으로 사건사고가 발생하면 자극적이고 강력한 소식 만들기에 혈안이 되다 보니, 팩트를 놓치는 경우도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각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PD들의 고민이 상당하다. 비단 사건 사고를 통해 특종이 아닐지라도 각 방송사의 연예 정보 프로그램은 차별화를 위해 별별랭킹, 이슈토크, 방담 등 다양한 꼭지를 마련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60분을 채워야 하는 프로그램에선 결국 스타들의 화보 촬영, 광고 촬영 현장을 따라가고 컴백 스타 등을 인터뷰하고, 자사 드라마 제작발표회, 영화 시사회 현장을 따라다니는 수준에서 정보 제공을 멈춘다.
연예정보 프로그램을 연출한 한 방송사의 PD는 “과거엔 스타들에 대한 소식을 접하기도 쉽지 않고 영상으로 좋아하는 연예인을 만날 수 있다는 점에 대한 소구가 있었다. 제한된 시간에 스타와의 인터뷰를 전하기에 방대한 내용이 담기지 않아도 그림 자체만으로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는 환경이 달라졌다. 이 PD는 “대중이 연예인을 바라보는 방식이 과거와 달라졌기 때문에 TV가 스타들의 일상이든 인터뷰든 새로운 영상을 담는다고 해서 시청자가 적극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심지어 수박 겉핥기 식의 정보 전달에 그치니 시청자가 떠날 수 밖에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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