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醫藥)이란 의술과 약을 이르는 말이다. 여기서 의술(醫術)은 병이나 상처를 고치는 기술을 뜻한다. 약(藥)은 말 그대로 병 또는 상처를 고치고 예방하기 위해 만든 물질을 말한다.
의술은 의사, 약의 조제는 약사, 그리고 이 같은 행위들은 통상 병의원과 약국에서 이뤄진다. 누구나가 아는 매우 상식적인 이야기다. 그런데 의술이든 조제든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약이 필요하다. 우리는 약을 만드는 산업을 제약산업이라고 한다.
제약(製藥)이란 ‘의약품을 만든다’는 의미다. 모름지기 생명을 다루는 산업이다. 때문에 우수한 신약 개발도 중요하나 강한 윤리의식이 요구된다.
그런데 뭔가 이상하다. 제약회사들이 병의원에 이른바 ‘뒷돈’인 불법 리베이트를 주다가 적발돼 검찰 조사를 받는가하면 관련 소송도 적지 않은 듯 하다. 더욱 놀랄 일은 불법 리베이트 제공 행위가 사라질 수 없다는 게 제약업계의 중론이라는 거다. 이는 의사들이 약에 대한 처방권을 쥐고 있어 이들의 결정에 따라 제약회사들의 매출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즉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는 것이다.
의료업계와 제약업계간 구조는 확실한 갑-을 관계임에 틀림없다. 두 사이의 관계를 논하려는 건 아니다. 다만 이 같은 갑을 관계에서 야기되는 각종 부작용이 우려스럽다.
모든 산업에서 리베이트는 암적인 존재다. 특히 의약은 생명을 다루는 고귀한 산업이다. 때문에 불법 리베이트 문제는 더욱 심각히 따져볼 일이다. 리베이트를 통한 영업은 제약회사들의 비용 부담을 늘린다. 또 그 부담은 고스란히 환자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이 역시 매우 상식적인 이야기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수백개의 제약회사들이 경쟁하는 구조에서 대부분 판매되는 의약품이 효능이 비슷한 복제약들이다 보니 영업망 확보가 중요하다”며 “의사들의 처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자사 의약품을 많이 팔아달라고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보니 각종 특혜를 제공하게 된다”며 “매출이 좌지우지 되기 때문에 어쩔수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의료ㆍ제약업계의 모든 종사자들이 그렇다는 건 아니다. 다만 근절되지 않고 있다는 게 우려스럽다.
최근 모 제약회사는 병원을 방문한 환자들 중 실손의료보험에 가입된 사람에게 보험사정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한다. 서비스 내용은 치료 대상의 보험금 청구 방법 등까지 알려준다.
문제는 향후 보험료 상승이란 부메랑으로 해당 환자에게 금전적 부담으로 되돌아 온다는 점이다. 친절한(?) 서비스로 보긴 어려워 보인다. 대신 병원과 제약회사간 고도의 이윤 창출이 목적이란 불필요한 의혹을 사고 있다. 정부는 올해 국내 제약산업의 목표를 ‘세계 7대 제약강국으로 도약’을 천명하고, 세제혜택 등 다각적인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한미약품의 해외 기술수출을 계기로 제약업계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윤창출보단 윤리의식이다. 생명을 다루는 산업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