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상현실·지카 바이러스… 알파고 관련 로봇주 ‘롤러코스트’ VR株도 10거래일 만에 제자리 테마 연속성 등 옥석 잘 가려야
‘지금이라도 올라탈까 말까…’ 테마주 투자에 나선 개미(개인투자자)들의 고충이다. 연초부터 가상현실(VR), 인공지능(AI), 지카 바이러스 등 각종 테마주가 범람하면서 개미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테마주 투자는 이슈와 시기를 잘 살피면 큰 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자칫 부나방처럼 묻지마 투자에 나섰다간 세력들의 폭탄돌리기 희생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굳이’ 흐름에 편승하고 싶다면 투자에 앞서 테마의 연속성과 개별 업체의 연관성, 장기 성장성, 핵심기술 보유 여부 등을 파악해 옥석을 가리는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두더지 잡기 게임’된 테마주 시장=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테마주의 발생과 소멸을 ‘두더지 잡기 게임’에 비유했다. 증권시장이 각종 사회 현상을 반영하는 가운데 테마주는 언제 어느 구멍에서 나올지 모르는 ‘두더지’란 설명이다. 이 게임에선 두더지가 구멍 위로 머리를 내놓아야만 이를 내리쳐 점수를 획득할 기회가 생긴다.
투자자가 특정 테마주를 매수해 이익을 볼 수 있는 시간은 두더지 잡기 게임만큼이나 찰나인 셈이다.
최근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으로 호응을 얻은 ‘알파고 테마주(로봇주)’는 3일 천하로 끝났다.
첫 대국을 치른 지난 9일 디에스티로봇, 우리기술, 유진로봇, 로보스타 등 종목들은 일제히 상승, 전날보다 최고 17%이상 올랐다. 과열양상을 보였던 로봇주는 사흘 만에 기세가 꺾였다. 이들 중 일부 기업은 인공지능과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재무상태도 양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품이 빠지기 시작한 것이다.
현재(23일 종가 기준) 알파고 테마주로 분류됐던 15개 로봇주는 이세돌ㆍ알파고의 첫 대국이 있었던 날과 비교하면 평균 -20.09%의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달 스페인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6’ 전후로 화두가 됐던 가상현실(VR) 테마주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VR 테마주의 대장주 격인 큐에스아이는 지난달 24일 가격제한폭까지 뛰었지만, 10거래일만에 주가는 원상복구 됐다.
다만 방역ㆍ백신주의 경우 전 세계적인 전염병의 창궐로 자주 머리를 드러내는 두더지로 꼽혔다. 최근 1년 사이 메르스ㆍ코로나바이러스→에볼라바이러스→구제역→지카바이러스 등이 연달아 이슈화된 데 따른 결과다.
하지만 개별 이슈당 테마주의 약발이 길지 않다는 건 매한가지다. 가장 최근 지카바이러스 테마주의 경우 하루를 사이에 두고 급등ㆍ급락을 오갔다.
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전형적인 테마주의 속성이라고 설명한다.
특정 세력이 테마주를 형성해 주가를 부양, 개미 투자자가 막연한 기대감에 뒤늦게 추격매수에 나서면 차익을 실현하고 빠지면서 급락 반전하는 경우다. 이슈 초반 테마주에 접근한 투자자들은 웃게 되지만, 뒤늦게 진입한 투자자들은 주가 하락과 함께 빠져나올 기회마저 찾지 못해 발이 묶이는 상황도 발생한다. 테마주 폭탄돌리기의 전형이다.
▶테마주 투자, 잘하는 것도 능력= 업계에서는 주식 자체가 위험을 이용해 이익을 얻는 행위(risk on)라는 점에서 테마주를 마냥 배격할 것만은 아니란 지적도 있다.
고수익ㆍ고위험 성향의 단기 투자자 입장에선 대다수의 테마주가 형성된 초반 ‘상승세’를 보인다는 점에서 외면할 수 없는 투자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테마주 투자에 나서고 싶다면 ‘옥석 가리기’가 관건이라고 강조한다.
그간 테마주 시장에서는 실체 없는 테마의 형성은 물론 관련이 없거나 기업실적이 부진한 종목 등이 테마주에 마구잡이로 편입돼왔다는 점에서다.
특히 ‘테마’를 선택하는 경우에는 중장기 사안과 일회성 이슈를 신중히 가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약ㆍ바이오, 중국소비주처럼 정책적인 변화나 글로벌 트렌드와 맞물린 경우 관련 시장이 커질 것이라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같은 사안들은 장기적인 레벨업을 기대하기에도 적당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메르스ㆍ정치인주 등은 철저히 이슈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단기간 오른 만큼 단기간에 거품이 꺼질 수 밖에 없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테마주에 편입된 개별 종목의 경우 ‘실적’과 ‘성장성’을 살피는 건 필수라는 조언도 나온다. 개별 기업의 영업상황은 향후 주가를 지지하는 재료라는 점에서다. 만약 당장 실적이 좋지 않다면, 기업이 턴어라운드(회복) 할 수 있는 요인이 있는지 파악하는 것도 투자포인트다.
양기인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테마주 투자에 나서려는 투자자라면 주요 이슈가 바뀌는 상황 속에서 성장 잠재력을 가진 테마를 꿰뚫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양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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