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마다 경영불안에 기업들 걱정 실적좋은데도 시스템 흔들기 곤란 4ㆍ13 총선을 목전에 둔 정치의 계절, 일부 대형 민간 건설사ㆍ공기업은 정치권 판세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역대 어느 정권에서나 있었던 낙하산 인사로 인해 조직의 수장이 바뀌지 않을지 안테나를 곧추 세우는 것이다. 최고경영자(CEO)의 교체는 이미 수립된 회사 비전의 궤도 수정 가능성도 내포해 조직원들의 우려가 적지 않은 분위기다.
22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업계의 시선이 대우건설에 쏠린다. 오는 7월 임기가 만료되는 박영식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놓고서다.
박영식호(號)의 경영 성적표는 양호하다. 작년 주택사업 매출은 전년보다 9.9% 늘어난 3조1776억원을 냈다. 플랜트 부문도 견조해 총 매출은 9조8775억원, 영업이익 3346억원, 당기순이익 1462억원을 기록했다. 신규수주도 전년 대비 19.5% 증가한 13조736억원으로, 연간 매출액 대비 4년치 일감을 확보한 셈이다. 10년 안에 매출 25조원, 영업이익 2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2025’도 현재 진행형이다.
이쯤 되면 ‘연임 안정권’인데 내부 사정은 그렇지 않다. 대우건설의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행보 때문이다. 산은이 비금융 자회사 매각을 위한 출자관리 위원회를 출범시키면서 대우건설 CEO 교체도 수순일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 나온다. 이 대목에서 정치권 인사의 기용 가능성도 회자된다. 다른 건설사들이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폭된 와중에 수장까지 바꾸면 부담이 가중된다’는 등의 이유로 CEO 연임으로 가닥을 잡은 것과 궤를 달리하는 기류가 대우건설엔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10대 건설사 가운데 6곳의 대표이사 임기가 올해 만료되지만 임병용 GS건설 사장, 김재식 현대산업개발 사장을 비롯해 비상장 건설사 CEO도 재신임을 받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산업은행이라는 최대주주가 있지만 주인이 없어 뒷말이 무성하다”며 “전쟁 중엔 수장을 바꾸지 않는다는 말처럼 수장 교체가 더 나은 미래를 보장하진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거대 공기업 LH(한국토지주택공사)의 신임 사장 자리에 누가 최종 낙점될지도 관심사다. 그간 낙하산 인사로 논란이 적지 않았던 곳이어서다. 박상우 대한건설정책연구원장과 하성규 전 중앙대 부총장이 최종 후보로 압축된 상황이다. 박상우 원장은 1983년부터 건설교통부에서 일한 행정 관료이고, 하 전 총장은 학계 출신이다. 최종적으론 박근혜 대통령이 결정해 임명한다. 업계 안팎에선 정치권 인사의 돌발 기용이 없는 한 박 원장이 유력할 걸로 보고 있다.
LH의 한 관계자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싸고 사측과 노조 사이에 긴장감이 감도는 시기에 전임 이재영 사장이 퇴임한 걸 두고 내부에선 설왕설래가 있다”며 “정치권 인사가 낙점된다면 외풍에 휘둘릴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정찬수ㆍ박준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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