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 승부수 대우증권 이어 현대증권 인수 강한 의지 사모펀드로 참여 차차 지분 늘릴 계획 인수 성공시 8조원대 노무라증권 넘어서

“불가능한 꿈을 꿀 줄 알아야 한다.”(박현주 회장, 지난해 12월 28일 기자간담회에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에게 있어 노무라증권을 넘는 것은 이제 꿈이 아니다. KDB대우증권을 품에 안으며 대한민국 증권업계의 판도를 바꿔나가고 있는 박현주 회장은 현대증권 인수에 대한 강한 의지까지 내비치면서 세계적인 증권사로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박현주 회장은 22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현대증권 인수전 참여와 관련, “한국에도 대형 증권사가 나올때가 됐다”며 “추가 인수를 통해 세계적으로 경쟁력을 갖춘 대형 증권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래에셋 측은 사모펀드(PEF)인 LK파트너스가 구성한 컨소시엄에 전략적투자자(SI)로 참여해 현대증권을 인수한 후, PEF가 추후 미래에셋에 지분을 팔 수 있는 풋옵션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에셋 관계자는 “추가인수를 위해 당장 1000억~3000억원 정도의 자금 동원 여력은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2020년까지 자기자본 10조원대 증권사가 되어 ‘아시아 1위의 글로벌 투자은행(IB)’으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던 박 회장은 대우증권에 연이은 현대증권 인수를 통해 그 꿈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셈이다.

▶‘노무라 증권을 넘어선다’= 일본 최고의 증권사인 노무라 증권을 넘어서는 것은 단지 꿈이 아니다. 실현가능한 목표다. 2008년 10월 일본, 홍콩, 호주 등 리먼브러더스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사업부를 인수하면서 몸집을 크게 불린 노무라 증권과 마찬가지로 미래에셋 역시 인수합병(M&A)을 통해 덩치를 키우고 있다.

노무라 증권 홈페이지에 게재된 대차대조표를 보면 지난해 연말 기준 총자산은 13조4197억엔이었으며, 총부채는 12조6209억엔이었다.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뺀 나머지 7988억엔이 노무라 증권의 순자산(자기자본)이다. 이를 한화로 환산하면 약 8조3186억원이 된다. 만약 미래에셋이 대우증권에 이어 현대증권 인수에 성공할 경우 자기자본 규모는 8조4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노무라 증권을 넘어서는 것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미래에셋, 현대증권 왜 욕심내나= 박현주 회장이 현대증권을 탐내는 것은 비단 글로벌 IB가 되겠다는 포부의 실현 때문만은 아니다.

한국투자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할 경우 새로운 대형 경쟁사가 또 하나 더 탄생하게된다. 이 때문에 박 회장은 대우증권에 이어 현대증권마저 인수함으로써 명실상부 대한민국 최고 증권사가 되겠다는 의지를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국투자증권의 자본총계는 3조3049억원이다. 현대증권의 자본총계는 3조2789억원으로, 인수자금을 약 7000억원으로 가정했을 경우 합병 이후 자기자본 규모는 5조9000억원 수준이 된다. 이는 미래에셋과 대우증권 합병법인의 자기자본 규모인 5조8000억원과 맞먹는 것이다.

자기자본 6227억원인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합치면 합병법인의 자기자본 규모는 3조2000억원 수준이 된다. 때문에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미래에셋과 한국투자증권 모두 현대증권을 차지해야만 한다.

하지만, 만약 박회장이 대우에 이어 현대까지 품에 안을 경우 다른 대형 증권사들은 비상이 걸리게 된다. 규모의 경제가 좌우하는 IBㆍ트레이딩 부분에서 통합 미래에셋을 대적할 수 없게돼 생존마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지만, 빅5 증권사중 NH투자증권이나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당장 M&A시장에 나올 대형 매물이 없어 고민이고, 삼성증권의 경우 금융지주사 등 향후 그룹 지배구조 개편작업으로 운신의 폭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현대증권, 어떻게 품에 안을까= 대우증권 인수에 2조 3205억원을 투자한 미래에셋은 당장 22.56%의 현대증권 지분을 모두 확보하겠다는 계획은 아닐 것으로 보인다. 처음엔 사모펀드(PEF)가 구성한 컨소시엄에 참여했다가 차차 지분을 늘려가는 형태가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 인수에 힘을 쏟은 미래에셋이 자금면에서의 부담을 덜기위해 PEF와 손을 잡았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일각에서는 미래에셋이 컨소시엄을 통해 인수자금 중 일부만 투자하고 PEF가 추후 지분인수가 가능한 풋옵션을 미래에셋에 주는 방식으로도 거래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컨소시엄에는 사모펀드를 비롯, 전략적투자자(SI), 재무적투자자(FI), 기관투자자 등 다양한 투자자들이 있을텐데, SI는 처음 들어갈 때는 일반적으로 많은 자금이 들어가지 않는다”며 “FI나 PEF가 그 규모가 더 클 것”이라고 전했다.

2011년 미래에셋사모펀드가 미국의 골프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 인수 당시에 필라코리아가 SI로 참여했는데, 전체 인수금액은 12억2500만달러(약 1조4200억원)였지만 필라코리아가 부담한 금액은 1000억원 수준이었다. 필라코리아가 SI로 참여한 것은 업계에 대한 경험이 인수에 도움을 줄 것이란 판단과 함께 시너지를 내는 역할을 기대해서다.

타이틀리스트 인수사례와 비교해보면 미래에셋 역시 초기 컨소시엄에 투입되는 자금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부담해야 할 금액은 그리 크지 않을 것 같다”며 “1000억~3000억원 정도는 충분히 자금동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관전포인트’ 박현주 회장의 승부사 기질, 또 발휘될까= 여의도 증권가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부분은 이번 현대증권 인수에서도 박현주 회장의 승부사적 기질이 다시 한 번 발휘될지 여부다. 박 회장은 지난해 8월 인터넷 은행을 과감히 포기하고 약 1조원대 유상증자를 실시하며 대우증권 인수에 ‘올인’했다.

과감한 베팅에 한국투자증권, KB금융지주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고, 결국 대우증권을 손에 넣었다.

동원증권 최연소 지점장 등 승승장구의 길을 걸어온 그는 1998년 이른바 ‘박현주 사단’을 이끌고 맨손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설립했다.

이어 1999년 미래에셋증권, 2005년 미래에셋생명보험을 세우면서 업계에 돌풍을 일으켰다. 평범한 증권맨에서 국내 굴지의 증권사를 경영하는 샐러리맨 신화를 써낸 것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28일 대우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기자간담회에서 “지금껏 저는 해야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고 때로는 길이 보이지 않더라도 해야 하는 일이라면 도전을 계속해 왔다”면서 “앞으로도 미래에셋은 도전을 멈추지 않는 확고한 개혁가(permanent Inovator)로 남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현대증권 역시 그 도전의 연장선에 있다.

문영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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