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새정치민주연합의 기초선거 개혁공천을 놓고 지도부와 의원들 간 마찰이 극한 상태에 달했다. 국회의원의 부당한 공천개입을 막자며 의원의 기초공천 관여를 배제키로 한 지도부의 의결에 대해 일부 의원들은 “범죄자 취급하지 말라”며 격하게 반발했다. 중앙당에서 각 시도당 기초후보들까지 집중관리키로 한 마당에 국회의원 공천관여까지 금지시키면 사실상 지도부가 기초공천권을 쥐고 흔들겠다는 의미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지방선거까지 50일밖에 안 남은 시점에 새정치연합이 무공천 철회 후 대안으로 꺼내든 개혁공천은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15일 오전 국회 본관에서 개최된 새정치연합 의원총회에서 전병헌 원내대표의 전달사항이 발표되자마자 의원들의 고성이 오갔다. 전 원내대표는 “개혁공천 회의에서 기초공천에 국회의원이 관여하지 않기로 의결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에 의총장에서는 “그게 무슨 소리냐”, “의원이 공천에서 손 떼는 게 말이 되냐” 등의 반발 섞인 의견이 터져나왔다. 이 같은 돌발상황이 발생한 가운데 일부 의원들은 취재진을 의식한 듯 비공개로 회의를 돌리자고 얘기했지만 홍익표 의원 등은 “공개로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훈 의원은 예정에 없던 공개발언을 즉석에서 하기도 했다. 설 의원은 단상으로 뛰어나가 “개혁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개혁을 상품으로 활용하려는 의지 있어서는 안 된다”며 “방금 기초공천에서 의원들이 관여하지 말라는 원내대표 말은 무슨 의도냐”고 강하게 의혹을 제기했다. 설 의원은 또 “나만 해도 지역구에서 작년 6월부터 상황에 대비해 준비해왔는데 지금 지방선거 관련 지역에서 정론해주는 것 국회의원 말고 누가 하냐”며 “현 상태에서 손 떼라고 하면 상황이 개판된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손 떼라는 것은 현실 잘 모르고 오해하는 것이니 재고해달라”고 주장했다.
김한길 공동대표는 이 같은 논란을 진화하기 위해 나섰지만 되레 불을 지폈다. 김 대표는 “원내대표의 말을 곡해한 것 같다. 의원들 부당한 공천개입을 보여주지 말자는 것을 보여주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그러자 강기정 의원은 “부당한 공천개입 안 하는 것은 당연하다. 마치 우리를 범죄자 만드는 것이다. 우리가 범죄자냐”냐며 언성을 높였다. 주변 의원들도 “우리가 혐의자”냐며 김 대표의 ‘부당한 개입’에 격하게 반발했다.
김 대표는 “현역 의원 기득권 갖고 부당한 개입 하지 말자는 의지 밝히자는 게 뭐가 잘못됐다는 거냐 . 공천 과정 쏜 떼는 것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박병석 부의장도 “130명 의원들 두 대표 신뢰해야 하고 두 대표는 130명 의원들 존중해야 한다”며 “누가 봐도 떳떳한 취지의 말로 이해하고 구체적 방법 논의하면 될 것”이라고 다독였지만 의총장 내 분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당초 개혁공천 과정에서 의원들 의견을 묻기 위해 의총이 열렸지만 이처럼 지도부와 의원들 간 격돌이 발생하면서 향후 당내 잡음이 쉽게 해소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결과적으로 안철수 공동대표 등 지도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결정아니냐는 의원들 간 의혹도 더욱 짙어져 향후 당내 내분도 증폭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정태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