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태평양전쟁 말기 벌어진 미군과 일본군의 오키나와(沖繩) 전투 때 피해를 본 민간인에 대해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없다고 일본 법원이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오키나와 전투의 민간인 피해를 국가가 배상해야 하는지에 관한 첫판결로 유족은 항소할 방침이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 나하(那覇)지방재판소는 오키나와 전투로 다친 주민이나 가족을 잃은 유족 등 79명이 국가(일본)를 상대로 사죄와 배상을 요구하며 제기한 소송에서 16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스즈키 히로시<鈴木博> 재판장)는 “전쟁 중 나라의 권력 행사에 관해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법률은 없었다”고 판시했다.

현행법이 군인을 중심으로 보상하고 민간인 피해를 배상하지 않는 것은 법 앞의 평등에 어긋난다는 원고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쟁 피해자는 많은 사람이 있으며 어떻게 보상을 할지는 입법부에 맡겨야 한다. 군의 지휘명령 아래서 피해를 본 군인 등에 대한 보상은 불합리하지 않다”고 밝혔다.

원고의 소송대리인인 즈게야마 시게루(瑞慶山茂) 변호사는 “재판소가 오키나와 전투의 피해 실태나 특수성을 직시하지 않았다. 사법의 책임을 포기했다”고 비판했다. 원고들을 항소할 방침이다.

일본은 전후에 군인이나 군속(군무원)에게 연금 등을 지급했으며 민간인 중에서는 군에게 식량을 제공하는 등 전투에 참가한 것으로 인정되는 이들만 보상했다.

원고들은 일본 정부나 옛 일본군이 민간인 보호 의무를 게을리하고 주민 피해를보상 없이 방치한 것은 불법이라며 1인당 1100만 엔(약 1억1552만원)을 지급하라며 2012년 소송을 제기했다.

오키나와 전투는 1945년 3월 26일 미군이 오키나와 본섬 서쪽에 있는 게라마(慶良間)제도에 상륙한 것을 계기로 같은 해 6월 23일까지 오키나와 본섬과 일대 섬에서 벌어진 미군과 일본군 간의 전투로 주민, 일본군, 미군 등 약 20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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