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만능 엔터테이너 조영남이 칠순을 맞이했다. 그는 지난 9일 서울 역삼동의 문화공간 ‘더 라움‘에서 친한 사람들을 초대해 신곡 발표회를 겸한 칠순잔치를 열었다. ‘고희연’이지만 분위기는 20살짜리가 노는 것과 같아 참가자들이 재미있게 놀 수 있었다. 김동건 아나운서는 “조영남을 47년 전에 처음봤는데, 허름했던 순간이 생생하다”며 “지금도 20살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순진무구하고 재주가 많다”고 말했다.

조영남은 이날 ‘대자보’ ‘쭉~서울’ ‘통일바보’ 등 노래 3곡을 불렀다. ‘화개장터‘ 이후 26년만에 자작곡을 내놓은 그는 “내가 모차르트나 베토벤이 아닌 걸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노래를 만드는 일이 힘들긴 했다”고 말했다.

‘대자보’는 지난해 대학가에서 불었던 ‘안녕들 하십니까’ 열풍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또 다른 노래 ‘쭉~서울’은 중학교를 졸업하고 삽교읍에서 상경해 지금까지 쭉~ 서울에 살았던 경험을 그리고 있다. 죽을 때까지 서울에 산다는 것을 ‘종착역’으로 표현했다.

이 자리에서 첫공개한 ‘통일바보‘는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인 정동영씨가 만드는 김에 통일노래를 하는 게 어떻냐는 아이디어를 제공해줘 작곡했다고 전해주었다. 개인적으로는 조영남이 아직 가사를 못외우고 있는 ‘쪽~ 서울’이 가장 좋았다.

본격적인 칠순 잔치는 절친인 경향신문 유인경 기자의 진행으로 이어졌다. 돌아가면서 조영남에 대한 ‘험담‘을 해달라고 했지만, 대부분이 ‘덕담’을 주고받았다. 남궁옥분은 “영남 오빠가 거쳐간 여자들은 나는 다 안다. 생각보다 여자관계가 많거나 복잡하지 않다. 아마 열등감때문에 여자를 많이 사귄 것처럼 이야기하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진정한 딴따라로 즐겁게 지내다가 혹시 떠날 때면 지금보다 더 행복한 모습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대철 고문도 “앞으로 30년쯤 더 우리 곁에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웃기고 재미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덕담을 했다.

김홍신은 “패스트 펭귄 이야기다. 펭귄이 먹이를 잡으러 바닷속으로 뛰어들려고 모여들때 다들 망설이다가 한 마리가 뛰어들면 몇백마리가 따라서 뛰어들어 선구자 펭귄이라고 한다. 그런데 그 놈은 용감해서 그런 게 아니고 떠밀려서 들어간 것이다. 조영남도 그와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조영남은 “내 친구들 중 죽은 애들이 많다. 글 잘쓰는 최인호, 이윤기, 최윤희, 이두식, 장영희 등이 다 눈을 감았다”면서 “다음 차례는 나일 것 같기도 하고, 전유성, 김민기, 이장희 등 매일 술 먹는 ‘알중‘(알콜중독자)들일 것 같기도 하고, 대상포진인 윤형주는 4위일 것 같다”고 말했다.

이처럼 그의 말은 거침이 없다. 아무 생각 없이 말하는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요즘은 방송이 자극적이 되고 튀려는 말들이 자주 나오지만, 조영남은 이런 방송환경과는 전혀 상관도 없는 시절부터 언사가 튀었다.

예술하는 사람은 뭔가 다른게 있어야 한다. 조영남은 남들이 못하는 말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할 수 있을 정도로 솔직하고, 그래서 엉뚱하게 보인다. 너무 솔직하게 말하다 보니, 설화에도 휘말려 욕도 많이 먹었고, 그 좋아하는 방송도 오랜 기간 못했다. 그래서 그는 집에서 글 쓸 시간이 생겨 책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자위한다.

12일 ‘연예가중계’에서도 조영남은 집으로 찾아온 걸그룹 레인보우의 멤버 지숙과의 인터뷰에서 이상형이 누구냐는 질문에 ”지숙이 같은~“이라고 말했다. 이어 넓은 집을 보고 감탄하는 지숙에게 “(경관이 좋은) 집 앞 다리와 저 강 건너 집들이 다 내 소유다. 나와 결혼하면 이 재산 절반은 너의 것이 된다”라고 농담을 했다가 지숙이 1990년생임을 알고 “결혼하자는 것 취소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조영남은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말이 있잖아요. 방황하는 청춘에게 한마디?“라는 리포터의 질문에 ”아프면 병원 가야지. 청춘이고 나발이고~“라고 답했다. 조영남은 어떤 여자가 예쁜지를 물으면 세상에서 여자가 가장 예쁘다고 하는 ‘여자예찬론다‘다.

조영남은 이런 사람이다. 하고 싶은 걸 하고, 말하는 싶은 걸 말하는 사람이다. 그는 철저하게 재미를추구하는 ‘재미이스트‘다. 남을 괴롭히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런 자유는 무한대로 추구되어야 한다. 욕망추구자유권. 말할 자유를 높여도 요즘은 ‘헛소리’를 잘하지 않는다. 나름 적응하고 있기 때문일까. 70살이 되서도 철 안드는 조영남이 철 드는 것을 보고싶지 않다. 철들면 재미없을 것 같으니까.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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