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동생 “형이 생전에 빌려간 돈 형수(양수경)가 대신 갚아야” - 법원 “양수경, 남편으로부터 상속받은 재산 내에서 변제해야”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1988년 1집 ‘떠나는 마음’으로 가요계에 데뷔한 가수 양수경(49)은 1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사랑은 차가운 유혹’, ‘당신은 어디 있나요’, ‘사랑은 창밖에 빗물 같아요’, ‘이별의 끝은 어디인가요’ 등을 연달하 히트시키며 1980~90년대 여성 솔로가수로서 전성기를 구가했다.

1992년에는 일본 NHK가 선정한 ‘아시아 5대 스타’ 중 한 명으로 뽑힐 만큼 해외에서도 높은 인기를 누렸다.

그러나 화려한 가수생활을 뒤로 하고 양수경은 1998년 결혼과 함께 돌연 무대를 떠났다. 남편은 신인가수 때부터 알고 지내던 8살 연상의 변두섭 예당컴퍼니 회장이었다.

변 회장은 1992년 예당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동생 변차섭 씨와 함께 음반 제작과 매니지먼트 사업을 하며 회사를 키워온 연예계 대표적인 실력자였다.

예당은 최성수와 조덕배 등 80년대 톱 가수를 비롯해 룰라와 솔리드, 듀스, 이정현, 조PD 등 90년대 스타가수를 잇달아 배출하며 입지를 다졌다.

한 남자의 아내가 된 양수경도 1999년 9집 ‘후애’를 마지막으로 가수활동을 완전히 중단하고 남편의 사업을 도왔다.

2000년대 들어 예당의 성장세는 더욱 빨라졌다. 최수종, 하희라, 최지우 등 배우들을 영입하고, 2000년 드라마 ‘겨울연가’의 OST와 영화 ‘식객’ 등에 투자하며 대중문화 콘텐츠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2001년에는 코스닥에도 상장했다. 덕분에 양수경은 2012년 보유 주식가치가 58억원으로 평가되면서 연예계 주식부자에도 당당히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듬해 양수경은 뜻하지 않은 비보를 접하게 된다. 2013년 6월 남편 변 회장이 자신과 세 자녀만 남겨 두고 갑작스럽게 세상을 등진 것이다.

며칠 후 언론에선 변 회장이 개인 빚을 갚기 위해 예당이 보유 중이던 ㈜ 테라리소스의 주식 일부를 횡령했다는 보도가 이어졌다. 실제로 변 회장은 생전에 상당액의 채무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양수경은 결국 남편의 빚을 혼자 떠안기로 결심하고 ‘세 자녀는 상속을 포기한다’는 내용의 신고서를 법원에 제출했다. 법원은 같은해 12월 한정승인을 신고한 양수경을 변 회장의 단독상속인으로 지정했다. 동시에 변 회장이 남긴 채무도 양수경에게 단독으로 상속됐다.

한정승인은 상속받은 재산의 한도 내에서 물려받은 빚을 갚겠다는 조건 하에 상속받는 것을 의미한다.

남편 사망후 양수경의 컴백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왔지만 시련은 계속됐다.

시동생 변차섭 씨가 형이 생전에 빌려간 돈을 대신 갚으라며 양수경을 상대로 지난해 12월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예당컴퍼니 설립 초기부터 동업하면서 형에게 총 9억9400만원을 빌려줬던 동생 변씨는 그 중 2억1500만원을 받지 못했다며 대신 형수가 갚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결국 시동생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2부(부장 이태수)는 변씨가 양수경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채무금 청구 소송에서 “양수경은 남편으로부터 상속받은 상속재산 범위 내에서 시동생에게 2억1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