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국내 금융사들의 해외 공략 러시에도 이유가 있다.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더 이상 살 수 없을 정도로 국내 영업환경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수익 환경은 저성장ㆍ저금리 장기화로 악화되고 있는데 반해,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계좌이동제 실시, 업권간 취급상품 파괴 등으로 금융시장은 바야흐로 ‘무한 경쟁 시대’로 접어들었다.
국내시장이 레드오션으로 변하면서 금융사들에게 해외진출은 더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가 됐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1.58%로 사상 최저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1.98%)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이 2014년 8월 이후 기준금리를 1%포인트(p) 내리며 예금과 대출 금리 차가 줄어든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수익성지표인 총자산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2000년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국내 은행의 지난해 평균 ROA(총자산순이익률)와 ROE(자기자본순이익률)은 각각 0.16%, 2.14%로 떨어졌다.
아시아 외환위기 여파로 은행들이 기업 구조조정 역풍을 맞았던 2000년(ROA -0.59%, ROE -11.02%) 이후 최저다.
그래서 눈을 돌린 곳이 동남아시장이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국가는 은행들이 해외 진출 1순위로 꼽는 지역이다.
해외 점포를 설치하는 데에 드는 비용이 적고 수익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은행의 NIM은 3~5%로 국내보다 2~3배 높다. 지리적으로도 가까운 데다 아직 금융 시장도 그리 성숙하지 않아서 성장 기대감이 높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특히 동남아시아에서 수요가 많은 소액대출 부문의 수익성은 은행 사업보다 훨씬 높다.
지난해 말 기준 캄보디아 MFI업계 NIM은 15% 남짓으로 알려졌다. 최근엔 국내은행의 해외진출 전략 기조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세계적인 경기침체 지속, 각국 간의 자유무역협정(FTA) 확대, 금융당국 규제 등이 맞물려 수정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진출지역도 동남아 일변도에서 다른 지역으로 다양화될 전망이다.
올 한해 국내은행들은 신규 국가 진출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은행들이 특정 동남아 국가로 몰리면서 금융감독원이 올해 상반기부터 국내은행의 해외점포 현지화 평가에서 이미 국내은행이 많이 진출해 있는 지역에 신규 진출하는 은행에 페널티를 주기로 하면서다.
기존 시장이 침체돼 수익 확대를 기대하기 힘들고, 동남아에서도 국내은행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청정지역’을 먼저 찾아 선점하겠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시중은행들은 새로 개방된 이란과 함께 멕시코, 폰란드 등 신규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은 현재 멕시코 현지법인 신설을 추진 중에 있으며, 올해 안에 법인 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폴란드에 동유럽 지역 사무소 신설도 추진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