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지구 온난화 등 환경재앙을 막고 관련 기술과 산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녹색경제’ 부문에서 한국이 주춤하는 사이에 세계 주요국들은 투자를 확대하고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해 경제판도의 새로운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그 동안 이 부문에서 미온적인 입장을 보였던 미국이 그린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본격 나서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지난해 재생에너지 부문의 세계최대 투자국으로 부상하는 등 ’그린강국‘의 입지를 다져 녹색경제의 판도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한국의 경우 이명박정부 시절 ’그린성장‘ 전략을 국가적으로 추진했으나 박근혜정부가 들어선 이후 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고, 특히 경기침체까지 겹치면서 이에 대한 투자도 주춤해진 상황이다. 녹색경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접근이 필요한 때다.
◆저유가에서도 녹색경제는 급팽창=세계적인 경기침체에다 지난 2014년 이후 급속하게 진행된 저유가 현상에도 불구하고 녹색경제에 대한 투자는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저유가가 심화하면 녹색경제 투자와 시장이 위축됐던 것과 다른 현상이다.
LG경제연구원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재생에너지 투자는 3290억달러로 사상최대치를 기록했고, 전기차 판매는 2014년에 비해 71.9%나 급증했다. 미국의 대형 고급차 시장에서는 전기차가 벤츠나 BMW 등의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실적을 상회했다.
특히 G2로 부상한 중국이 이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것이 주목된다. 중국은 지난해 태양광과 풍력발전 등 재생에너지 최대 투자국이 됐다. 세계전채 풍력터빈의 21.4%, 태양전지는 세계전체의 60%를 생산해 각각 세계최대 보유국으로 부상했다.
중국은 전기차 분야에서도 강자로 등장, 지난해 전기차 생산대수가 20만3357대로 전년대비 351% 급증했다. 이는 미국(11만5000대)은 물론 전통적인 전기차 강국인 유럽(20만424대)을 앞지른 것이며, 2020년까지 500만대 보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저유가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녹색경제가 급성장하는 것은 지난해 12월 파리에서 출범한 신기후체제로 온실가스 감축의 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관련 기술이 발전하면서 그린산업이 향후 경제질서의 핵심으로 부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풍력발전은 이미 상당수 지역에서 화석에너지 발전대비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저유가 국면에서도 각국이 미래를 위한 그린기술과 산업의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는 것이다.
◆’녹색‘에서 신성장 동력 찾아야=에너지 시장에서는 앞으로 25년 이내에 재생에너지가 최대 발전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신기후체제 아래에서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비중이 2013년 10%에서 2040년에는 27%로 지금까지의 석탄과 천연가스보다 앞서며 최대 발전원이 될 전망이다.
석탄을 에너지원으로 하는 발전설비 비중은 같은 기간 31%에서 23%로 떨어지고, 천연가스 비중은 26%에서 24%로, 수력 비중은 19%에서 17%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원자력 비중은 7%에서 6%로, 석유 비중은 7%에서 2%로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경제성장에 필요한 자원수요가 변화하면 이와 관련된 산업과 국가의 성장궤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에너지 순수입 국가가 풍력이나 태양광 모듈, 자동차 배터리 등을 수출하면서 에너지 순수출 국가로 부상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반면에 온실가스 배출규제나 에너지 효율기준 등이 비관세 무역장벽으로 활용될 수도 있고, 그린산업을 선도하는 국가가 세계경제를 주도할 가능성도 있다. 당장의 경기부양도 중요하지만 미래를 위해 녹색경제를 육성해야 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세계 7대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주요산업인 우리나라는 중장기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력과 수송의 저탄소화, 그린산업의 경쟁력 강화, 기존 산업과의 융합 등에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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