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권도경ㆍ양대근 기자]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 법무부가 1년전 마련한 조가조작 근절대책의 핵심은 속전속결이었다. 그 일환으로 주가조작사건의 신속한 처리를 위해 도입된 제도가 패스트트랙(Fast Track)이다.
‘나는 금융범죄, 뛰는 감독’이라는 비판을 받아온 당국이 주가 조작의 적발부터 처벌까지 조사단계를 대폭 줄인 것이다. 지난 1년동안 패스트트랙은 CJ E&M의 실적 사전 유출사건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의 주가조작 혐의 등 굵직한 사안에 적용됐다.
금융당국과 검찰의 협업체제가 구축되면서 과거보다 한발 빨리 범죄에 대응해 예방 효과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불공정거래건수 20~30% 감소=패스트트랙이 도입된 이후 한국거래소ㆍ금감원ㆍ금융위ㆍ검찰로 이어지는 협업체제가 구축되면서 수사단계와 처리시간이 대폭 줄어들었다.
과거 1년 이상 소요되던 금융당국의 증권범죄 조사기간이 3.5개월로 단축됐다. 검찰의 처리기간도 평균 124일에서 28일로 줄어들었다.
불공정거래사건은 긴급ㆍ중대ㆍ중요ㆍ일반으로 네 가지 등급으로 분류돼 처리된다. 주가조작 관련자의 도피우려가 있거나 즉시 구속이 필요한 ‘긴급ㆍ중대 사건’은 거래소나 증권선물위원장이 검찰에 즉시 통보할 수 있다. 과거 금융당국은 불공정거래 행위 발견 이후 조사절차를 여러단계 거치면서 증거확보에 어려움을 겪곤 했다. 패스트트랙이 적용되면서 시간과의 싸움인 주가조작사건에서 증거인멸과 공범간 말맞추기, 도주 등을 재빨리 막는데 큰 효과를 봤다는 설명이다.
불공정거래 건수도 과거 대비 20~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철 한국거래소 특별심리부장은 “과거 증시가 침체될때마다 불공정거래가 활개쳤던 것을 감안하면 범죄억제기제로 작용해 시장정화에 영향을 끼친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금융위(자본시장조사단), 금감원(특별조사국), 검찰(증권범죄합동수사단), 거래소(특별심리부)가 유기적으로 업무를 협업하면서 과거와 달리 사후조사보다는 선제적인 대응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다.
▶해외 금융당국과 공조 강화=금융당국은 종합 대책 발표 1주년을 맞아 해외 공조와 협업시스템 정착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주목되는 부분은 해외 금융당국과의 협력 강화다. 금융위와 금감원은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비롯해 홍콩ㆍ 중국ㆍ싱가포르ㆍ호주 등 당국 관계자들과 양자간 또는 다자간 공조를 꾸준히 강화해왔다. 최근에는 국제증권관리위원회기구(IOSCO) 산하의 제4분과위원회에 회원 가입을 신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제4분과위원회는 증시 불공정 거래에 대한 조사 방향과 국제 공조를 논의하는 실무기구다.
박정훈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장은 “해외 금융당국도 우리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로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지 참고하고 활발하게 교류한다면 국제 공조수사 부문에서 훨씬 세련된 일처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협업 시스템 정착도 한층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