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연예계가 또 다시 ‘일베’ 논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사진 한 장, 글 한 줄이 오해와 의심을 키워 빚은 사태다.

지난 24일 온라인에선 배우 류준열을 둘러싸고 일베 논란이 일었다. 암벽 등반 사진에 ‘두부 심부름’이라는 글을 올린 것이 뒤늦게 논란의 이유가 됐다. 류준열은 말 그대로 “어머니의 두부와 콩나물 심부름을 종종 하던 아들”이었고, “지인이 등반 사진에 ‘출근하러 가는 길’이라는 글을 남긴 것을 재밌게 보고 그 표현을 빌려 썼다”고 말했다. 터무니없는 의심이 과도한 관심과 맞물려 공격 당한 사례였다.

연예계에서 ‘일베’ 이슈는 민감하다. 연예인들에게 ‘일베’ 논란은 주홍글씨가 된지 오래다.

3년 전이었던 2013년 ‘빠빠빠’로 단숨에 급부상한 크레용팝은 같은 해 연말 시상식에서 ‘일베’포즈(일베를 인증하는 손동작)로 연상되는 손동작과 ‘일베’ 내에서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단어로 쓰이는 ‘노무노무(너무너무를 뜻한다)’를 사용했다고 퍼지며 공격을 받았다.

배우 하석진도 같은 논란에 휘말렸다. 지난 2013년 하석진은 남성연대 대표 故 성재기씨의 죽음에 애도를 표했다가 ‘일베 유저’로 낙인찍혀 직접 나서 사과하기도 했다.

시크릿 전효성도 마찬가지였다. 2013년 전효성은 한 라디오에 출연해 “저희는 개성을 존중하는 팀이에요. 민주화시키지 않아요”라고 말했다가 ‘일베’ 낙인이 찍히며 뭇매를 맞았다. 당시 전효성은 “인터넷에서 봤던 말을 그대로 썼을 뿐 의미는 모른다”꼬 해명했다.

가수 김진표는 MBC 예능 프로그램 ‘아빠 어디가’ 출연에 결정됐다가 과거 논란이 일었던 발언으로 ‘일베’ 꼬리표가 붙으며 시청자들의 반대에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 김진표는 “그 사이트에 검색을 통해 우연히 흘러들어간 적만 있을 뿐이다. 이런 일들로 대충 그 사이트의 성격을 지레 짐작할수 있을뿐 정확히 그 사이트가 무얼 표방하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해명했다.

그간 연예계에서 ‘일베 유저’로 낙인 찍히는 사례는 경우에 따라 달랐다. 개인의 무지를 드러내며 의미도 알지 못하는 ‘일베 은어’를 사용해 융단폭격을 맞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보도, 예능 등 TV 프로그램이 일베 관련 이미지를 노출해 간헐적으로 빚어지는 방송사고의 사례도 있다. 역시나 제작진의 부주의가 빚은 참사이나 후폭풍은 상당하다. 시청자들은 반복되는 사고에 ‘고의적’이라고 비난한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 매번 징계를 내린다.

보수 성향의 커뮤니티로 2012년 총선 이후 급부상한 ‘일베’는 지난 몇 년 사이 변신을 거듭했다. 이 커뮤니티가 가진 특성으로 인해 연예계에 논란이 일 땐 비난의 강도 역시 커진다. 특정 집단, 지역, 대상에 대해 노골적인 인신공격 등 차별적인 발언을 일삼기 때문이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누구에게나 표현의 자유가 있지만 어떤 집단과 개인의 명예를 훼손하고 그것을 거짓으로 포장해 혐오하거나 비하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 영역을 넘어선 사회범죄이자 흉기”라고 꼬집었다.

때문에 ‘일베’ 논란이라도 일면 네티즌들은 무섭게 몰아세우곤 해왔다. 사실 연예계에 몇 차례 일었던 일련의 논란에는 정말 아닌 사례도, 맞는 사례도 있다. ”아니라고“ 아무리 말해도 믿어주지 않는 경우도 많다. 의심은 한 번 시작되면 멈출 수 없는 폭주기관차다. 이번 류준열 사태의 경우 그간의 학습효과에 갑작스럽게 큰 인기를 얻은 유명세까지 더해져 빚어진 가혹한 형태의 논란이었다. 류준열은 24일 저녁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는 일베가 아닙니다”라고 재차 강조하며 “제가 존경하는 분의 이름이 일베 해명글에 언급되는 것도 속상하다”고 말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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