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지난달 국내 해외투자펀드의 수가 2년 5개월 만에 다시 감소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 글로벌 증시하락의 영향도 있을 수 있겠지만, 금융투자업계가 규모가 작은 ‘자투리 펀드’를 자발적으로 정리한 것, 2월 말 비과세 해외주식펀드 시행도 한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공모기준 해외투자펀드 수는 1113개로 지난 2013년 8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그 수가 줄었다. 당시(2013년 8월) 770개에서 그동안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던 해외투자펀드 수가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인 것이다.

해외투자펀드의 순자산총액 역시 지난해 말 26조4857억원에서 지난달 말 24조3787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2월 말(24조3489억원) 수준으로 다시 돌아간 것이다.

공모 및 사모펀드의 숫자를 모두 합친 해외투자펀드의 수 역시 지난달 2467개로 지난해말 2466개에서 1개 증가하는데 그쳤다. 이는 2012년 7월 말 해외투자펀드 수가 감소한 이래 가장 낮은 증가폭이다.

이처럼 해외투자펀드 수의 감소 혹은 증가세가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인 이유는 자칫 미국과 유럽, 중국 등 세계 주요국 증시와 신흥국 증시 등 금융시장의 불안이 꼽힐수도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다른 요인들이 감소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해외투자펀드의 경우 오히려 증시하락에 투자자들이 들어가는 경향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때문에 지난달 펀드수 감소는 오는 29일 시행되는 해외주식 투자전용펀드의 비과세 혜택으로 펀드상품 출시가 유리한 시점을 기다렸거나, 정부의 자투리 펀드 정리 요구에 따른 소규모 펀드들의 통합작업 때문인 것으로도 해석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투자펀드들 가운데엔 자투리 펀드들이 상당수 있으며 정부의 강력한 규제 의지에 자투리 펀드들이 정리된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자투리 펀드란 설정 후 1년이 경과한 공모펀드 중 설정액 규모가 50억원 미만인 소규모 펀드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1월 소규모 펀드의 양산과 운용 비효율성, 수익률 저하를 우려해 투자자 보호와 펀드운용의 효율화를 이유로 일제정리를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해외투자펀드의 경우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글로벌 증시하락 및 약세장으로 자금이탈 등의 영향을 받은 펀드들이 자투리 펀드로 전락하고 이들이 정리수순을 밟을 수도 있는 것이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년 간 해외주식형 펀드에 유입된 자금은 4조원이었으나 6개월 간 설정액 증감액은 8000억원대에 그친다. 수익률 역시 1년 수익률보다 6개월 수익률이 더 낮다. 해외혼합형이나 해외채권형 펀드들의 수익률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장기적으로 보면 해외투자펀드 수는 여전히 증가 추세다. 지난 5년 간 공모ㆍ사모 해외투자펀드는 900여개에서 2400여개로 늘었다. 여기에 29일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의 비과세 혜택은 해외투자펀드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말까지 해외주식 투자전용 펀드에 가입하면 10년 간 매매 및 평가차익은 물론 환차익에 대해서도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어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금융투자업계의 해외주식 투자펀드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온수 현대증권 연구원은 “세금 때문에 해외투자 기회를 놓쳤던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찾아온 셈”이라며 “자산가들이 절세상품으로 활용할 유인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