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전면중단 이어 정부, 잇단 강경 조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이탈 北 비핵화 등 파격 조치 없인 남북 관계 대치 장기화 우려
남북관계가 빙하기에 접어들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 강행으로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나진-하산 프로젝트 추진 무기한 보류 등남북 간의 교류ㆍ협력이 완전히 중단되는 국면에 진입했다.
정부는 10일 남북 교류의 마지막 보루로 여겨지던 개성공단의 가동을 전면 중단했고, 11일에는 남ㆍ북ㆍ러 3국 협력사업인 나진-하산 프로젝트 추진도 무기한 보류될 것임을 시사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핵과 미사일 발사로 교류문화 협의가 중단된 상태여서 이것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정부는 지난달 초 북한의 제4차 핵실험에 대한 대응 조치로 민간 차원의 교류 및 대북지원도 한시 보류한 바 있다.
당시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긴급현안보고에서 “민간 차원의 접촉, 방북 등을 잠정 보류하겠다”고 밝혔고, 정부 당국자는 “북측의 잘못된 행위로 엄중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것을 보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한은 불과 한 달 만에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추가도발에 나섰고 정부가 제한 조치를 한층 강화하면서 남북관계는 완전히 얼어붙게 됐다.
11일부터 입주기업 및 협력업체 관계자들의 철수가 진행되는 개성공단은 사실상 영구폐쇄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문가들은 개성공단의 폐쇄는 남북경협의 전면 중단을 의미한다고 해석한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남북경협이란 부분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문화교류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추진됐던 사업도 잇따라 중단되고 있다.
개성 만월대 남북공동발굴조사가 대표적이다. 남북역사학자협의회는 애초 이달부터 8차 발굴을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조사 착수가 연기됐고, 재개될 기약도 보이지 않는다. 만월대 공동발굴은 2007년 시작됐고,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으로 2011년부터 3년간 발굴이 중단된 바 있다.
남북한 언어의 동질성 회복을 위해 2006년부터 진행된 겨레말큰사전 편찬 사업 등도 대부분 중단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민생ㆍ문화ㆍ환경이라는 ‘남북 3대 통로’ 개척 차원에서 진행돼 온 남북 교류ㆍ협력 사업들이 전면 중단되는 것이다.
이는 남북간 대화의 완전한 단절을 의미할 수 있고, 남북관계는 상당 기간 빙하기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조치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도발에 대한 단호한 대응’과 ‘대화와 협력’을 병행한다는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서 사실상 이탈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기조는 유지하되, 무게중심을 ‘대화와 협력’에서 ‘단호한 대응’으로 옮긴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개성공단 폐쇄와 남북교류사업 전면 중단 카드를 꺼내 든 것은 정부가 한발 더 나아가 압박과 대화를 병행한다는 기조를 사실상 포기한 것 아니냐
는 것이다. 중단된 남북교류 사업은 개성공단이 재가동되지 않는 한 재개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에 대한 우려를 해소해야 공단 재가동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북측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최상현ㆍ김우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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