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주류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불필요한 각종 행정 규제가 풀릴 것 같다. 특히 ‘1도 1사’ 시절부터 소주업계의 발목을 잡아온 ‘용기주입 면허’ 빗장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부가 대표적인 규제산업인 주류업종의 규제 완화 검토에 본격 착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주류 제조와 관련한 불합리한 규제는 완화 방침을 정했지만 진입장벽 해소를 둘러싸고 정부내 의견도 엇갈리는 경우가 많아 규제완화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세청과 기획재정부 등 정부는 최근 일부 소주에 부여된 용기주 입면허와 관련한 주류제조 규제를 완화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용기주입면허는 과거 ‘1도 1사’ 체제에서 소주업체의 공장 증설로 인한 제조면허 남발을 막기 위해 도입한 소주 제조면허와 구별되는 별도의 규제 법안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소주업계는 용기주입면허만을 가진 소주공장에서만 첨가물 배합이 완료된 소주를 제조공장에서 들여와 용기에 담는 작업만 가능했다. 현재 하이트진로, 롯데, 무학 등이 주입면허 공장을 두고 이같은 방법으로 소주를 생산하고 있다. 소주업계는 용기주입 면허 규제 완화 움직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이같은 규제가 소주시장의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이같은 용기주입 면허 규제 때문에 일부 소주업체는 소주생산 중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무학은 지난해 용기주입 면허만 있는 울산공장에서 물을 첨가해 완제품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1개월간 용기주입면허 정지처분을 받았다.
이와 관련, 주류업계에선 정부의 소주제조 규제가 지나치게 엄격해 운송비 부담이 크다는 불만이 끊이질 않았다. 2012년 국정감사에선 지나친 소주 제조면허 제한은 물류비 낭비를 초래한다는 질책을 받기도 했다. A주류업체 관계자는 “국민건강과 청소년 음주 예방을 위해 선진국도 주류 유통에 관한 규제는 엄격하지만 우리나라처럼 주류 제조 자체를 과도하게 규제하는 나라는 드물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이같은 업계의 불만이 잇따르면서 정부는 소주 제조와 관련한 제도 보완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용기주입면허의 경우 업계 부담이 심하다는 지적이 있어 반제품에 물을 첨가하는 작업을 허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소 소주업체 보호 차원에서 현행 용기주입면허 제도를 전면 폐지하거나 제조면허를 대폭 개방하는 방안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뿐 아니다. 정부는 범부처 차원의 규제개혁 기조에 따라 소주의 용기주입 면허뿐 아니라 주류산업 전반에 걸쳐 각종 불합리한 규제를 다시 들여다본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이미 2개뿐이던 주류 병마개 제조사를 3개로 늘렸고, 지난해엔 세법 개정을 통해 하우스 맥주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에 앞서 MB정부 시절에도 국가경쟁력강화위원회 주도의 규제개혁을 통해 주류제조업 및 종합주류도매업의 면허 기준 완화와 전통주 통신판매를 허용했다. 그러나 정부 일각에선 청소년 주류 구매나 국민건강에의 유해성 등을 이유로 주류규제 완화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지나치게 높은 와인 가격의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2009년 공정거래위원회가 와인 통신판매 허용을 추진했지만 국세청의 반대와 부정적인 여론에 밀려 무산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한국주류산업협회 관계자는 “현행 주류산업 규제는 과거의 관행이 고착화되는 경우가 많다”며 “하지만 규제를 환화할 경우 긍정적인 효과와 더불어 부작용도 고려해야 하는 주류업계의 입장에서도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최남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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