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국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 강화책의 하나로 흑해 군사력을 증강배치하기로 한 가운데 러시아가 나토 주재 대사를 소환하고 정보기관을 통해 우크라이나 극우민족주의자들을 체포하는 등 양 측의 기싸움도 거세지고 있다.

3일(현지시간) 군사전문지 밀리터리타임스(MT)에 따르면 스티브 워런 미 국방부 대변인은 흑해에 군함 한 척을 추가배치하고 해병대 병력 175명도 루마니아에 파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추가배치되는 이 군함은 우크라이나 인근 흑해에 파견된 알레이버크급 미사일 구축함 트럭스턴과 합류, 루마니아ㆍ불가리아 등과 함께 합동 군사훈련을 할 예정이다.

또한 해병대 병력 역시 동부 노스캐롤라이나 캠프 르준을 떠나 루마니아의 흑해 연안 도시인 콘스탄자 인근의 미하일 코갈리세뉴 공군기지에 배치된 300명 규모의 해병대 병력과 함께 할 예정이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가 군함 파견 외에도 유럽 주둔 병력을 늘릴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올 여름께 더 큰 규모의 병력을 유럽에 배치하기로 했으며 구체적인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불가리아 노보셀로 훈련장에서 있었던 나토의 ‘세이버 가디언’ 훈련에 우크라이나군이 파트너 국가 자격으로 참여했다고 알려졌다. 이 훈련은 13개 나토 회원국과 파트너국 군대 700명이 참여해 2주간 진행된다.

미국의 동유럽 병력 증강 계획이 알려진 가운데 러시아는 발레리 예브니체프 나토 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했다.

지난 1~2일 나토 외무장관회의에서 회원국들이 러시아와의 협력 중단을 논의했고 이에 러시아는 더이상 대화를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해 이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분석돼 양 진영간 갈등은 당분간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아나톨리 안토노프 러시아 국방부 차관은 “긴장 고조를 원하지 않지만 현 상황에서 나토와 군사협력을 지속할 가능성이 없다고 본다”며 “러시아 국경과 인접한 동유럽에 정당한 이유 없이 나토군을 증강하는 것은 이 지역 긴장완화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양측 정보기관들의 힘겨루기도 이어지고 있다.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3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이 우크라이나 극우민족주의자 25명을 러시아 내에서 테러를 모의한 혐의로 체포했다고 전했다.

이들 25명은 지난달 크림 자치공화국의 러시아 귀속 주민투표일인 16일을 전후로 14일부터 17일까지 러시아 볼고그라드, 로스토프, 트베르 등 7개 지역에서 동시다발적인 테러를 모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엔 우크라이나 극우민족주의 성향 단체인 ‘프라비 섹토르’ 소속 인물도 3명 있었다고 BBC 방송은 보도했다.

FSB는 이들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SBU)의 지시로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러시아군의 동향을 사진으로 찍었고 러시아 내 극단주의자들과의 접촉도 이뤄졌다고 밝히기도 했다.

같은 날 SBU의 발렌틴 날리바이첸코 국장이 “30여 명의 러시아 FSB 요원이 반정부 시위기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 주둔하며 시위 진압에 참가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해 FSB가 맞불을 놓은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SBU는 이들 요원이 키예프에 인접한 공항으로 대량의 폭발물을 들여오려 했으며 반정부 시위에 가해진 조준 발포 등으로 최소 80여 명이 숨지고 60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