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안상미 기자]환경부는 대표적인 규제 부처다. 정부가 규제개혁을 전면에 내세우자 모든 시선이 환경부로 쏠린 것도 그래서다. 환경부의 등록 규제건수는 지난해 말 기준 849건이다. 정부부처 중 국토교통부(2443건), 해양수산부(1491건), 산업통상자원부(1220건) 등에 이어 7번째지만 기업경영이나 투자와 관련해 환경규제를 통과하지 않고는 할 수 있는 일은 사실상 하나도 없다. 이번을 시작으로 앞으로 분기마다 열릴 ‘환경규제개혁회의’는 환경보호와 투자활성화 걸림돌 제거 사이에서 해법을 찾기 위한 자리다.
▶비현실적인 규제 확 바꾼다=환경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그간 실효성이 없거나 비현실적이었던 규제부터 과감히 정리키로 했다. 폐기물의 재활용 용도와 방법은 네거티브 방식으로 바꾼다. 지금은 법령에 나와있는 용도와 방법으로만 폐기물의 재활용이 가능해 새로운 기술이 나와도 규정에 반영될 때까지는 적용할 수가 없었다. 개정안을 마련해 빠르면 오는 8월까지는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중소상공인들에게 과도한 부담을 안겨줬던 포장재 관련 규제도 폐지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계란이 담겨있는 판이나
과일 포장에 쓰이는 받침 등 합성수지 포장재의 사용 비중을 매년 줄여야 하는데 현재 90% 이상이 재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상공인들에게 불필요한 규제라는 지적이 있어왔다.
먹는샘물 제조시설은 규제를 일부 완화한다. 현재 먹는샘물 공장에는 같은 음료를 만드는 시설이라도 생수와 관련 없는 것은 설치할 수 없었다. 만약 업체가 탄산수를 생산하고 싶다면 공장을 다른 곳에 하나 더 세워야 한다. 환경부는 먹는샘물 원수 품질에 영향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탄산음료 제조시설 등을 설치할 수 있도록 논의할 예정이다.
손톱 및 가시과제로 꼽혔던 농공단지 입주제한 문제도 해결책이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염색공장이나 도금업체 등 오염물질 방생량이 많은 31개 업종은 농공단지 입주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했다.
▶환경규제 완화 부작용은 없나=환경과 경제의 상생을 보장하는 ‘스마트규제’를 내세웠지만 사실 환경부의 고민은 깊다. 기업들의 투자활동을 늘리자고 무작정 규제를 풀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규제 완화로 환경오염 피해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도 고스란히 환경부가 짊어져야 한다. 규제완화에 환경성 평가 등 엄격한 조건을 달자니 규제개혁의 체감도가 낮을테고, 기업들의 요구대로 규제를 풀자니 부작용이 우려된다. 이 사이에서 중심을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가 환경부 규제개혁의 관건인 셈이다. 이재현 환경부 기획조정실장 역시 “국민안전과 지속가능한 환경의 확보를 위한 규제는 현실에 맞게 지속적으로 보완하되 기업활동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규제개혁을 추진하겠다”고 균형을 강조했다.
환경부는 규제개력 분위기를 틈타 발생할 수 있는 심각한 오염 행위 등을 예방하기 위해 중앙정부 차원의 단속기동팀을 수시 운영하는 등 환경범죄 관련 수사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