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하남현 기자] 공공기관들이 써야할 곳에도 쉽게 재정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공공기관 정상화를 추진하면서 부채비율 감축 및 방만경영 해소를 강력하게 주문하고 있는 것이 주요 사업에 대한 공공기관의 지출을 움츠리게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올 2월까지 상당수 공공기관들의 재정 집행 실적이 매우 부진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항만공사의 2월까지 집행실적(누적기준)이 연간 예산집행 계획 대비 겨우 1.0%에 그친 것을 비롯해 한국광물자원공사이 1.7%, 한국해양환경관리공단이 3.8%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환경공단도 4.9%에 그쳤고, 한국산업인력공단 6.1%, 한국수자원공사 8.7% 등 많은 공공기관들의 연간 계획대비 2월까지의 재정집행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했다.

전체 공공기관의 2월 현재 집행률은 12.7%를 나타냈다. 중앙부처 18.7%보다 크게 낮은 수치다. 올 상반기 예산 집행 목표를 55%로 잡고 조기집행 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의 재정지출 방침과 어긋난다.

범정부적인 공공기관 정상화 추진이 공공기관의 씀씀이를 얼어붙게 만든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는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줄이고 고용세습 및 과도한 복지 혜택 제공과 같은 방만경영 행태를 근절한다는 목표다. 공공기관들이 이를 준수하지 못할경우 기관장 해임까지 검토하는 등 강도높은 정상화 방안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정부의 공공기관 정상화 진행 속에 공공기관들이 공익이나 경제활성화를 위해 반드시 진행해야 하는 사업에도 제대로 예산을 투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정부가 부채감축을 최우선 과제로 주문하고 있는 가운데 쉽게 재정을 집행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