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농민 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오는 12일 예정된 가운데 누가 앞으로 4년간 농협을 이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농협중앙회장은 비상근직이지만 약 235만명에 이르는 농협 조합원을 대표한다는 상징성을 갖고 있는 자리다.

특히 이번 선거는 최원병 회장 연임으로 8년 만에 새로운 회장을 뽑는 선거여서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간선제로 바뀌고서는 2011년 선거 이후 2번째다. 또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권에서도 농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이번 선거에 6명이 후보자로 최종 등록해 선거 전날인 11일까지 선거운동을 벌인다.

후보자는 기호순으로 이성희(67) 전 낙생농협 조합장, 최덕규(66) 합천가야농협조합장, 하규호(58) 경북농업경영인조합장협의회장, 박준식(76) 농협중앙회 상생협력위원회 위원장, 김순재(51) 전 동읍농협 조합장, 김병원(63) 전 농협양곡 대표 등이다.

출신 지역별로는 영남 3명(최덕규ㆍ하규호ㆍ김순재), 서울ㆍ경기 2명(박준식ㆍ이성희), 호남 1명(김병원)으로 3개 지역 구도가 형성됐다.역대 선출직 회장 출신지는 영남 2명(정대근·최원병), 충남 1명(원철희), 강원1명(한호선)으로 이번에 어느 지역 후보가 당선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농협 안팎에서는 이번 선거가 이성희ㆍ최덕규ㆍ김병원 후보의 3파전 구도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이들 세 후보가 상위권에서 지지율이 엎치락뒤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오랜 경험과 관록을 내세운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성희 후보는 낙생농협조합장 3선과 중앙회 감사위원장 7년을 지냈다. 최덕규 후보는 중앙회 이사 3선과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7선을, 김병원 후보는 남평농협 조합장 3선을 각각 역임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2009년 12월 시행에 들어간 개정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에 따라 대의원 간선제로 치러진다. 회장 임기는 4년 단임제다.

조합원 235만여명이 선출한 조합장 1142명 중 뽑힌 대의원 291명과 농협중앙회장 등 292명이 차기 농협중앙회장을 뽑는다. 선거인은 선거 당일 투표장인 서울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후보자의 소견 발표를 듣고 투표한다.

1차 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상위 득표자 2인을 대상으로 당선인이 나올 때까지 재투표한다.

농협은 직선제와 연임제 때문에 중앙회장에 과도한 권한이 쏠리고 선거가 과열된다는 지적에 제도를 손질했다.

선거 운동도 선거 공보 발송과 전화ㆍ인터넷을 이용한 방법 등으로 제한된다.

공직 선거와 달리 후보자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과열 양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선거를 위탁 관리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번 선거에서 누군가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인쇄물이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행위 3건을 포착해 수사 의뢰했다.

각 후보는 다양한 공약을 내놓았지만 농협중앙회 개혁, 조합장 권한과 위상 강화, 조합 지원 확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직선제 전환 등에 대부분 한목소리를 낸다.

34개 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좋은농협만들기 국민운동본부는 지난해부터 농협중앙회장선거 출마 후보자를 대상으로 정책선거를 위한 매니페스토 운동을 하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조합장, 조합원, 직원 등 농협 구성원과 일반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24대 공약권고안을 마련해 이를 후보 6명에게 전달했다.

권고한 공약 내용은 ▷회원조합과 조합원 권한 강화 ▷회원조합지원을 통한 조합원 소득증대 ▷상호금융 활성화와 조합원 대출금리 인하 ▷교육지도사업 강화 ▷사업구조개편 재추진 ▷선거제도 개선 등이다.

운동본부에 따르면 공약권고안에 대해 김병원ㆍ김순재 후보는 전체적으로 동의 의사를, 박준식ㆍ이성희 후보는 부분적으로 동의 의사를 각각 밝혔다. 최덕규ㆍ하규호 후보는 동의 여부를 응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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