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장기화로 예대마진 축소…수익성 악화 “더 이상은 힘들어" 명퇴 등 자구책 이어 비이자마진 영업 강화…수수료 인상 확산 전망
[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 은행들이 새해부터 수수료 인상에 나서고 있다. 리딩뱅크인 신한은행이 송금 수수료 인상에 나선데 이어 부산은행도 일부 수수료를 현실화했다.
지난해 11월 외국계 은행인 한국씨티은행이 수수료를 인상한데 이어 신한은행이 동참하면서 시중 은행들의 수수료 인상 움직임이 보다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저금리에 따른 예대마진 축소로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작년 대규모 명퇴를 실시했지만, 마땅한 신규 먹거리를 찾지 못한 은행들이 비이자마진 부문의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현재 영업점 창구에서 100만원 이하 금액을 다른 은행으로 송금할 때 부과하는 1000원의 수수료를 2000원으로 인상할 계획이다.
10만원 이하 600원, 100만원 초과 3000원 수수료는 동일하다. 자동화기기(ATM) 이체수수료도 올린다. 10만원을 초과하는 금액을 ATM으로 이체할 경우 수수료를 현 800원에서 1000원으로 25% 인상한다. 마감 후 수수료와 동일한 금액이다.
부산은행은 지난 4일부터 수입신용장(수입업자 수입물품 결제에 대한 거래은행의 보증)개설 수수료를 현 0.6%~1.4%에서 0.5%~1.6%로 현실화했다. 신용위험에 따른 고객별 수수료 차등화에 따른 것이다.
비슷하게 내국신용장(수출신용장을 확보한 수출업자의 자재 구입에 대한 거래은행 보증)개설 수수료 등 무역관련 수수료 5가지를 현실화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다른 은행의 창구송금 수수료 수준과 보조를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수수료가 오르긴 하지만 신용이 좋은 업자는 낮아지는 효과도 있다”며 “기존 시중은행의 세분화된 수수료 체계를 비슷하게 한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외국계은행인 한국씨티은행도 지난해 11월부터 각종 수수료를 인상했다. 고객이 영업점 창구에서 다른 은행으로 돈을 보낼 때 송금 금액이 10만원 이하면 1000원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인터넷 사전 신청 없이 영업점을 방문해 국제 현금카드를 만들 때도 3만원의 발급 수수료를 받기 시작했다.
한국씨티은행은 지난 5월과 8월에도 각각 수수료를 올려 작년에만 세번의 수수료 인상을 단행했다.
KB국민ㆍ우리ㆍ하나ㆍIBK기업은행 등도 수수료 합리화 개편 작업을 진행하고 있어 향후 이수수료 인상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같이 은행들이 수수료 인상에 나서는 것은 저금리 장기화로 이자 수익이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은행은 총이익의 90%가 이자이익에 쏠려있지만, 저금리 장기화로 갈수록 순이자마진이 줄고 있는 상황이어서 수익증대를 위해선 비이자이익을 적극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이자이익의 3분의2는 은행을 찾는 고객들에게 받는 수수료 수입이다.
금융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은행들의 연평균 자산성장률은 1999~2014년 연평균 7.8%였지만, 2014년 이후 성장률은 평균 2.8%로 극감했다. 순이자마진(NIM) 역시 역대 최저치인 1.63%로 떨어진 상태다.
금융당국도 가격 관련 부분은 불개입 원칙을 천명한 만큼 수수료 인상에 대한 은행들의 부담감도 줄어든 상황이다.
한 시중은행 부행장은 “올해는 일부 수수료를 현실화해야 할 것”이라며 “총선이 있다고 하더라도 수수료는 개별 은행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