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남북관계는 장밋빛 전망과 어둠 속 그늘이 교차하는 시기로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안갯속 형세다. 특히 대남 라인의 핵심인 김양건 노동당 비서가 지난 12월29일 교통사고로 사망함으로써 더 오리무중이 예상된다.
새해는 기존 남북관계를 지배했던 5.24 조치 국면에서 새로이 8.25 합의 국면으로 점진적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5.24 조치는 이명박정부 시절인 지난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5월 정부가 내놓은 대북 제재조치다. 8.25 합의는 지난해 8월 4일 발생한 DMZ 지뢰도발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10일 우리 군이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 재개하자 20일 북한이 경기도 연천에서 포탄을 발사해 일촉즉발의 위기로 치달은 가운데 25일 나온 양측의 합의 사항이다. 큰 구도로 보면 기존의 ‘대북 제재’에서 ‘화해 모드’로 전환되는 셈이다.
남북은 새해 8.25 합의를 모태로 남측의 이산가족문제 근본적 해결, 북측의 금강산관광 재개 등 각자의 요구사항을 관철하기 위한 당국회담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은 김정은 정권 출범 5년이 되는 해다. 북한은 오는 5월 36년만에 제7차 노동당대회를 개최하며 당의 최고 정책결정 능력을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당 중심의 김정은 유일지배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고, 선대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 김정은 고유의 통치 방식과 전략을 대내외에 공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엘리트 지배계층의 세대교체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1월에는 북한 신년사가 발표되고 군중대회가 예정돼 있다. 2월 하순에는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연습 및 독수리훈련이 진행된다. 3~4월에는 7차 당대회 지방 참여자 선출 등의 정치일정으로 분주하다. 이런 일정을 고려할 때 2월초가 남북 당국회담의 적기로 꼽힌다. 당대회를 앞두고 북한이 남한과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이 남북관계를 주도하면서 당대회에 중국 등 사회주의 우호국 고위급의 참석을 종용할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은 지난 당국회담 때 집착했던 금강산관광 재개에 우선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남한은 박왕자씨 피격사건 진상 규명,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을 위한 제도 완비 등 3대 선결과제로 맞선다.
남북이 접점을 찾지 못하면 대립은 장기화를 맞을 수도 있다. 남한은 올 4월 총선, 북한은 5월 당대회를 진행하면서 대외 과시용으로 장거리 로켓 발사나 4차 핵실험 등을 감행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013년 핵-경제 건설 병진노선을 선언한 북한은 올해도 ‘핵보유국’을 지속적으로 자처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당국은 최대 750여 개로 늘어난 장마당 등을 통해 시장이 확대되는 새로운 경제 현실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립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러나 출범 5년을 맞은 김정은 정권이 전격적인 개혁, 개방을 추구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주변국과 긴밀히 연관돼 있는 대외정책과 경제분야 등에서 북한이 갑작스런 변화를 추구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가정보원 산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최근 ‘2015년도 정세평가와 2016년도 전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북한은 당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목적으로 인민생활 향상을 위한 경제회생에 역점을 두는 한편, 대외고립 탈피를 위한 외교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수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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