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로 스페레’ 새 앨범…5월엔 라이브 전국투어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는 단어가 관심이에요. 온통 먹고사는 문제에만 집중하느라 심지어 부모 형제가 어떻게 사는지 뭘 필요로 하는지 관심이 없잖아요. 관심을 기울여 주며 괜찮다 말해주는 것, 그런 위로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 ”

지난 26일 새 앨범 ‘스페로 스페레(Spero Spere)’를 낸 가수 이은미는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앨범의 의미를 이렇게 설명했다. 스페로 스페레는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다’는 뜻의 라틴어.

2012년 ‘세상에서 가장 짧은 드라마’ 미니앨범 이후 2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앨범에서 이은미는 지난 25년간 800회 이상 무대 위에서 높게 호소하고 노래해온 ‘사랑’의 장엄한 서사를 더 짙게 풀어놓았다. 밴드를 기본으로 피아노, 스트링까지 더해 노래와 악기가 원테이크 녹음으로 진행된 사운드는 깊고 넓은 공간감을 만들어내며 묵중한 소리의 질감을 선사한다.

어쿠스틱 기타사운드가 경쾌한 ‘가슴이 뛴다’는 ‘이은미 표’ 음악이라 부르는 색깔이 진하다. 연기 묻은 재즈한 목소리는 ‘애인 있어요’로 찰떡궁합을 과시한 작곡가 윤일상과 다시 호흡을 맞춘 곡. ‘해피 블루스’는 이은미 표 블루스의 느른한 맛을 한껏 즐길 수 있다.

이은미는 이번에 일반적으로 디지털 음원을 먼저 공개하는 가요계 관행을 깨고 매장에 음반을 먼저 내 화제를 불러모으기도 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 “굳이 음원으로 먼저 내야 하는가 하는 느낌이 있었다”고 밝혔다. “예전처럼 음악이 소장되지 못하고 소비되는 게 불행이에요. 그래도 진정성은 변하지 않는 것 같아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위안받고 그게 음악의 가장 큰 몫이죠. 그래서 감동받고 소장하는 방식으로 이번 앨범을 만들었어요.”

오래 전, 그는 좋아하는 가수의 레코드가 나온다는 소식이 들리면 레코드 가게에 달려가 언제 나오는지 묻고 예약해놓고 가슴 두근거리며 기다렸다. 그렇게 앨범을 사서 흠이라도 날까 봐 가슴에 고이 품고 돌아오던 그런 앨범의 소중함이 이젠 사라졌다는 데 아쉬움은 크다.

이은미(가수/네오비즈)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는 단어가 관심이에요. 온통 먹고사는 문제에만 집중하느라 심지어 부모 형제가 어떻게 사는지 뭘 필요로 하는지 관심이 없잖아요. 관심을 기울여 주며 괜찮다 말해주는 것, 그런 위로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 ”
이은미(가수/네오비즈)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는 단어가 관심이에요. 온통 먹고사는 문제에만 집중하느라 심지어 부모 형제가 어떻게 사는지 뭘 필요로 하는지 관심이 없잖아요. 관심을 기울여 주며 괜찮다 말해주는 것, 그런 위로가 우리에게 필요한 것 같아요. ”

그는 이번 앨범에서 무엇보다 디지털음악의 매끄러움을 없애려 애를 썼다. 어쩔 수 없이 디지털 방식으로 만들더라도 투박하고 비어있고 어쿠스틱의 서걱거림이 느껴지는 소리를 만들어내려 했다. 그래서 다같이 스튜디오 안으로 들어가 녹음하는 방식을 택했다. 편곡도 비어있는 듯 헐렁하게 작업했다.

‘맨발의 디바’란 최고의 호칭을 얻은 그는 무대가 만만해보일 만한 나이지만 더 겁나고 무섭고 두렵다고 했다. 또 자신의 음악을 들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선택해 주고 무대가 있다는 게 얼마나 소중한지 절실하게 다가온다고 말한다.

“그래서 늘 이 무대가 마지막인 줄 모르고 사라질까 봐 두려워요. 후회없는 무대, 다음 무대가 없더라도 ‘이만하면 잘했어’ 라며 탁탁 손털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2012년 음반을 내고도 공연 한 번 제대로 못한 그는 이번에는 ‘라이브의 여왕’답게 5월 수원을 시작으로 전국 투어에 나선다.

이윤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