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새누리당 내 험지출마론이 거세다. 부산 해운대 출마를 준비하던 안대희 전 대법관, 서울 종로에 출사표를 던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이를 수용했다. 당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했다. 유력 인사를 험지에서 경쟁시키겠다는 험지출마론은 결국 종착지가 핵심이다. 해운대, 종로를 떠나 이들이 출마할 지역이다. 험지출마론의 실체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지만, 논란이 반복되면서 조금씩 윤곽도 드러나는 형국이다. 험지출마론 결말의 3대 포인트다.
▶하나, 험지는 어디냐? = 험지출마론은 김용태 서울시당 위원장을 비롯, 전ㆍ현직 서울시당위원장으로부터 처음 제기됐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 지도부가 이를 이어받았다. 험지출마론은 호남 출마 등까지 거론되지만, 지도부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단순히 사회적 명망가라고 해서 호남에 나가야 한다는 건 논리에 안 맞다”고 선을 그었다.
결국, 수도권 지역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되면 수도권이 전체 의석의 절반 가량을 차지할 것이란 게 중론이다. 험지출마론이 수도권에 쏠릴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그중에서도 서울이 초미의 관심사다.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서울 48석 중 16석을 차지했다. 재보궐 선거로 1석을 추가, 17석을 유지하고 있다. 강남을 제외하면 초라한 결과다. 20대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서울에서 대반전을 꾀한다.
사실상 텃밭인 강남3구, 그중에서 강남구, 서초구는 ‘험지’에서 제외될 것이 유력하다. 송파구는 판단이 엇갈린다. 송파을은 유일호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떠난 무주공산이다. 19대 총선에서도 3919표차로, 다른 강남 벨트에 비해 표차가 적었다. 송파병도 18대 총선에선 야당 몫이었다. 송파 지역이 험지출마론 후보군으로 오르내리는 이유다.
▶둘, 현직이 누구냐? = 현역 의원 역시 중요한 고려대상이다. 이미 뿌리내린 현역 의원이 있는 곳에 명망가를 다시 투입하는 건 당내 거센 반발이 불가피하다. 서울 지역은 새누리당 입장에선 강남벨트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사실상 ‘험지’와 다름없다. 굳이 현역 의원과 맞대결시킬 이유가 없는 셈이다.
현재 강남벨트를 제외하고 새누리당이 차지한 서울 지역구는 강서을, 양천갑, 양천을, 은평을, 서대문을, 용산, 관악을, 동작을, 강동갑 등이다.
이들 지역구 중 19대 총선에서 안정적인 승리를 거둔 지역구는 많지 않다. 양천갑과 을에선 각각 1412표, 1780표 차로 이겼고, 강서을과 서대문을에선 869표, 625표 차에 불과했다. 1000표 내외로 승패가 갈린 셈이다. 험지란 뜻이다. 이미 험지에 현역 의원이 있는데 이곳에 추가로 명망가를 투입할 이유가 없다.
▶셋, 상대 후보가 누구냐? = 험지출마론으로 거론되는 인물은 안 전 대법관, 오 전 서울시장 외에 김황식 전 국무총리, 정몽준 전 의원, 이혜훈 전 최고위원, 조윤선 전 청와대 정무수석 등이다. 실제 험지 출마 여부를 떠나 말 그대로 명망가급 인물이다.
야당으로 맞붙을 경쟁자도 고려해야 한다. 너무 격이 낮아도 문제이고, 또 너무 벽이 높아 당선 가능성이 작아도 문제다. 이런 명망가가 낙선하면 새누리당 입장에서도 큰 손해다. 격이 낮아 너무 쉽게 입성해도 험지출마론에 어울리지 않는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노원병도 주목할 만하다. 노원병은 안철수 의원,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가 자리 잡은 지역구다. 일각에선 노 전 대표의 경남 창원 출마설도 오르내린다. 야권 분열에 따른 필패를 피하기 위해서란 분석이다. 어떤 식으로든 노원병은 야권의 거물급이 포진한 지역구. 18대 총선에선 여당 몫이었다. 안 의원이나 노 전 대표, 혹은 그 둘과 맞붙는다면 새누리당 입장에선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
바로 옆 노원갑은 현재 이노근 새누리당 의원의 지역구다. 지난 총선에서 4782표차로 이겼다. 하지만, 경쟁자인 김용민 후보가 ‘막말논란’으로 무너지면서 반사이익을 본 측면이 있다. 이곳은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했다. 현재 새누리당의 몫이지만 전통적으로 야권 성향이 짙어 새누리당 입장에선 승부를 볼만한 험지다.
그밖에 광진갑은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구로구를 떠나 19대 총선 때 새롭게 도전했던 지역구다. 성동을은 19대 총선에서 야당이 488표차로 신승했다.
야권도 새누리당의 험지출마론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여당은 야당을, 야당은 여당을 지켜보는 형국이다. 누군가 먼저 칼을 꺼내 들어야 할 분위기다. 야권의 움직임에 따라 험지가 확정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리란 분석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