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형배
한국감정원
녹색건축센터장
손형배 한국감정원 녹색건축센터장

지구 온난화는 인류가 떠안은 가장 큰 문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 보고서에 따르면 온난화로 인해 2100년엔 해수면이 0.59m 상승하고, 우리나라는 여의도 면적의 11배에 달하는 땅이 물에 잠길 것으로 예상된다. 지구를 덥게 만드는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데 정부ㆍ민간 모두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다.

건축물 분야는 온실가스 감축 잠재량이 높다. 국토교통부는 ‘녹색건축물 조성 지원법’을 통해 신축 건물은 물론 기존 건축물에 대한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단위로는 세계 처음으로 구축된 ‘건축물 에너지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690만동의 기존 건축물 에너지 정보를 국민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또 2013년부터는 그린리모델링 활성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기존 건축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여 온실가스를 저감하자는 취지다. 그린리모델링은 장점이 적지 않다. 신축에 비해 공사 기간이 짧고 투자비용도 낮다. 공사기간 중 임대료 손실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린리모델링 성공 사례로는 미국 뉴욕의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이 꼽힌다. 2009년 보수공사를 시작해 현재까지 진행 중이다. 이 빌딩 자체보고서에 따르면 그린리모델링을 통해 연간 38%의 에너지가 절감되고 15년 동안 기존 대비 10만5000t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에너지 비용이 줄어들어 매년 440만 달러의 순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공사 후 임대료는 기존 대비 약 1% 상승하고, 쾌적한 실내환경으로 공실률도 감소해 15년간 약 4000만 달러의 추가수익도 점쳐진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건축물의 가치도 끌어올린 성공적인 그린리모델링이다.

이밖에 미국 녹색건축인증제도(LEED)를 획득한 건축물은 기존 건축물 대비 2∼17%의 임대료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도 있다. 또 미국 부동산 시장에서 타 건축물에 비해 5.8∼35.0% 더 높은 가치를 평가 받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감정원은 녹색건축 전문 공기업으로서 2006년 주택성능등급인증을 시작으로 녹색건축의 기틀을 다져왔다. 2013년 녹색건축센터로 지정돼 에너지효율등급인증제, 에너지절약계획서와 같은 녹색건축물인증ㆍ검토 업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다. 아울러 녹색건축물 인증ㆍ검토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녹색건축물의 가치 산정 연구를 강화해왔다.

이런 연구가 녹색건축물의 시장가치 반영과 제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을 위해 기존 건축물의 감축 잠재량에 주목해야 하며, 그린리모델링을 통한 녹색건축물 확산과 시장 가치 형성을 통한 제도 활성화 노력이 필요한 때다.


ho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