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기즈칸과 광활한 초원으로 대표되는 몽골의 오늘날 국경선은 바다와 한 치도 접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한 때 유라시아 대륙을 누비며 육ㆍ해상 교통로를 주름잡은 제국답게 바다를 중시하는 정신은 오롯이 일상생활에 자리 잡고 있다.

칭기즈칸의 ‘칭기즈’는 몽골어로 위대하다는 의미 외에도 대양(Ocean)을, 몽골 국민의 과반이 믿는 라마교의 최고 성직자인 달라이 라마의 ‘달라이’는 몽골어로 바다(Sea)를 뜻한다. 또 몽골의 국가문양 ‘소욤보’엔 잠잘 때도 눈을 감지 않는 물고기 두 마리가 그려져 있다.

그래서일까. 원 제국이 사라진 이후 약 650년간 바다를 잃고 내륙에 갇힌 몽골이 최근 칭기즈(대양)와 달라이(바다)를 앞세워 우리와 손잡고 바다로 나가려 한다. 왜 일까.

몽골은 세계 10대 자원부국이지만 내륙국의 신세로 철도와 항만 확보가 여의치 않다. 철광석, 석탄 등 풍부한 광물자원을 불리한 조건에 이웃인 중국과 러시아에 수출하는 이유다. 때문에 수출입과 외국인 투자의 70∼90%가 이들 두 나라에 편중돼 있다.

결국 몽골에 있어서 국제 교역통로의 다변화는 생존 전략이고, 광물자원 운송수단인 철도와 해상운송로 개척은 필연의 과제다. 이에 따라 몽골정부는 2012년 해양 담당 부서를 도로교통부에 신설해 도로와 철도 해운을 총망라한 국제물류망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해양진출을 가속화하기 위해 해양강국인 우리나라에 다양한 해운물류 협력 사업을 제안하고 있다.

이에 우리 해양수산부는 2010년 ‘한국ㆍ몽골 해운협력회의’를 계기로 해운물류 자문관 몽골 파견, 몽골 공무원 해운물류 연수교육 실시, 몽골인 해기사 9명 배출 등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울러 올해는 우리 기업과 몽골 정부가 50%씩 투자해 양국 합작 물류기업을 설립, 해외 석탄 수출 시범운송을 추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필자는 양국 수교 25주년을 계기로 황교안 국무총리의 몽골 공식방문(12.15~17) 기간 중 울란바토르에서 몽골 도로교통부장관과 ‘해운물류협력에 관한 MOU’에 서명했다. 몽골의 광물자원 개발과 수출입 통로의 다변화를 통한 경제개발 협력과함께 우리 해운물류기업의 몽골 자원 운송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물론 몽골의 낮은 인구밀도와 산업기반 미비, 왕복 물동량 불균형, 중국 또는 러시아의 철도와 항만 이용 제약 등 리스크가 높고 단기적 이익창출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몽골은 유라시아 대륙 동편의 동과 서, 남과 북을 잇는 주요 고리이자 자원부국이다. 몽골이 물류시스템을 갖추면 유라시아 대륙을 하나로 잇고 특히 동북아의 새로운 성장에너지를 창출하게 된다. 이런 협력을 이끌어 낼 지렛대가 ‘광역 두만강 개발계획(GTI: Greater Tumen Initiative)’라는 생각이다.

몽골은 동서 길이가 인천공항~울란바토르 보다 100km 더 긴 2400km에 이를 정도로 광활하나 체감보다 가까운 이웃이다. 내륙국 스위스에 세계 2위 선사 MSC가 있듯이 몽골의 해양 진출이 결실을 맺어 한ㆍ몽 합작회사의 선대(船隊)가 오대양을 누빌 날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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