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지난 14일 강화된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심사가이드라인에 이어 17일(한국시간) 미국의 금리까지 인상되면서 내 집 마련을 앞둔 예비 주담대출자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금사정상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최대로 끌어올려 가능한 많은 대출금을 받아야 한다면 연내에, 여유자금이 있어 DTI 비율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면 내년 새로운 주담대 가이드라인 시행 이후(수도권 2월 1일, 비수도군 5월 2일)를 노려보라고 조언한다.
▶최대한 대출 많이 받아야 하고 원리금 폭탄 두렵다면 ’연내‘ 받아라=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은행연합회는 14일 소득심사를 강화하고 총부채상환비율(DTI)이 60%를 초과하는 주택담보대출에 대해 원칙적으로 비거치ㆍ분할상환(처음부터 원금+이자 같이내기)하도록 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관리방향 및 은행권 여신 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갚을 수 있는 만큼만 대출받아 처음부터 나눠내도록 해 가계부채의 핵심인 주담대의 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17(한국시간) 미국의 금리인상에 앞서 오름세가 선반영된 시중금리도 오름세다.
전문가들은 정해진 답은 없고 현재 자신의 상황에 맞게 대처하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 부장은 “일단 내년 중 실거주 목적으로 집을 구입할 계획이 있되, DTI비율을 최대로 끌어올려 가능한 많이 대출을 받아야 한다면 내년 주담대 가이드라인이 시행되기 전에 받는 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연 3000만원 소득자가 3억원짜리 집을 사려면 지금까지는 변동금리로 2억1000만원(DTI 79.2%)을 대출받을 수 있었지만 내년부터는 상승가능금리가 적용돼 DTI가 89.9%로 상승, 한도를 줄여 1억8700만원만 대출(DTI 80%이하)받거나 2억1000만원을 고정금리로 빌려야 하기 때문이다.
원리금 상환이 부담스러운 경우라도 연내 주담대를 받는 게 낫다. 내년에 연 4%, 10년 상환 조건으로 2억 원을 빌릴 경우 지금은 이자만 한달에 67만 원을 내면 됐지만 앞으론 고부담대출(LTV 또는 DTI 60%초과)로 취급돼 원금 167만을 더해 갚아야 한다. 거치기간이 최대 1년으로 줄어들어 상환압박도 커진다.
반면 연봉이 높고 주택구입자금에 여유가 있는 경우 주담대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이후 주담대를 받아도 늦지 않다고 설명했다. 안명숙 부장은 “현재 부동산시장이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고 내년엔 주담대를 더 받기 어려워 부동산 시장 전망이 더욱 어둡기 때문에 서둘러 대출을 받기 보다 집값 하락을 기다리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고정ㆍ변동 금리차 적고 장기대출 생각한다면 ‘고정’=고정금리를 선택할지, 변동금리를 선택할지에 대한 문의도 잇따라고 있다. 현재는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0.3~0.5%가량 높은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받으려는 주담대 상품의 고정ㆍ변동금리 차가 적고 10년 이상의 장기대출을 준비한다면 고정금리를 선택하는 게 유리하다고 말했다. 국민은행 부동산 담당 관계자는 “현재 금리상승기이고 정책까지 고정금리를 유도하는 쪽으로 가고 있는 만큼 향후 위험성을 따진다면 답은 고정금리”라고 말했다.
단, 오피스텔 주담대 등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보다 1%안팎으로 높다면 일단 변동금리를 선택하라고 조언했다. 이 관계자는 “금리가 인상돼도 급격하게 이뤄지진 않을 것이기 때문에 금리차가 크다면 변동금리를 추천한다”면서 “현재 시중은행 대부분 변동에서 고정으로 갈아탈 경우 3년이 안돼도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고 내년 은행권 고정금리 특판 상품도 예상되는 만큼 추이를 살펴보며 대처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시중은행 대출금리는 이미 상승세=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담대 금리는 미국 금리인상 직후부터 영향을 받는다. 대출금리는 시중금리의 영향을 바로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금리인상이 예고돼왔던만큼 지난 9월 달부터 선 반영돼 급격한 변동은 적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이미 2%대 주담대는 찾아볼 수 없다. 시중은행들이 이미 지난달 5년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금리를 연 3%대로 올렸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의 주택담보대출 5년 고정금리 상품은 지난달 연 3.23~4.53%로 3%대를 돌파했다.우리은행의 5년 고정금리 상품도 지난달 연 3.17~4.76%를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같은 상품은 연 3.16~3.56%였다.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올리는 것은 시중금리 변동에 민감한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올랐기 때문이다.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시장금리 상승 영향으로 11월 1.66%를 기록, 전월인10월(1.57%)보다 0.09%포인트 뛰었다.이는 지난 1년 새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금리오를땐 국민銀, 내릴땐 우리銀 주담대 유리=신한ㆍKB국민ㆍ 우리ㆍKEB하나ㆍ 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미국금리인상에 따른 주택담보대출 금리변동 영향을 살펴본 결과 변동금리는 일제히 은행연합회가 발표하는 신규 코픽스(자금조달비용지수)를 활용하고 있어 변동주기나 폭엔 차이가 없다.
변동금리형 주담대의 경우 은행연합회가 매달 15일 발표하는 신규코픽스에 따라 변동하는데 15일 발표되면 변동폭을 금리에 반영해 다음날인 16일부터 내달 15일까지 동일하게 취급한다. 두 달 연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신규코픽스는 인상속도가 갈수록 가파라지고 있다. 지난 11월 10개월만에 반등한 신규코픽스(1.54%)는 전달대비 0.03%포인트 올랐지만 12월(1.66%)엔 인상폭(0.09%포인트)이 3배나 뛰었다.
반면 주담대 중 가장 많은 혼합형(변동+고정)은 은행마다 반영속도가 달랐다. 우리ㆍKEB하나은행은 즉각 반영되는 반면, KB국민은행이 다소 반영속도가 느렸다. 금리상승기때는 KB국민은행에서, 금리인하기때는 우리은행에서 대출받는 게 유리하다는 얘기다.
은행권에선 혼합형 주담대의 기준금리로 시장금리인 금융채 5년물 금리를 쓰는데 갱신시점이 은행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ㆍKEB하나의 경우 매일 아침 전날 변동된 금융채 5년물 금리를 반영해 그날 취급할 주담대 금리를 정한다. 시장금리 변화에 빠를 수 밖에 없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바로 시장금리가 반영되지만 이미 시장금리가 미국 금리인상을 선반영한만큼 시장금리 급등이란 큰 변동은 없을 것”이라면서 “과거엔 선반영된 영향으로 되레 미국 금리인상 직후 대출금리가 떨어진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KB국민은행은 매달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동일하게 대출금리를 책정한다. 전주 수~목요일까지 다음주 취급할 혼합형 주담대 금리를 산정한 뒤 사용한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번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주담대 금리 변화는 28일 시작되는 주부터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신한과 NH농협은행은 직전3영업일 대출금리의 평균금리로 산출한다. 예를 들어 오늘(17일)대출을 받는 사람의 경우 직전 3일 영업일인 16,15,14일 대출금리의 평균금리를 적용받는 식이다.
대출금리와 달리 예금이자 등 수신금리는 예측할수가 없다. 모든 은행들이 수신금리는 시중금리에 연동해 책정하기보다 수익성, 리스크관리 등을 종합적으로 논의해 결정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은행마다 금리변동 여부도 다르고 주기도 따로 없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중금리보다 연동성이 높은 기준금리가 올라도 수신금리 인상까지는 상당한 기간이 소요 될 뿐만 아니라 꼭 오르는 법도 없다”면서 “여론과 경쟁사 금리변화 등이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털어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