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6일(현지시간) 0.25~0.5%로 25bp(1bp=0.01%)의 기준금리 인상을 결정한 가운데, 우리 경제에 대한 영향은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 시장에 미치는 여파에 달려있다는 전망이다.
Fed가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1.5%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란 예상과 함께 신흥국 시장에 ‘퍼펙트 스톰’이 불어닥치면 한국도 안심할 수 없다.
17일 로이터통신은 최근 신흥국 통화가치의 하락과 미국의 금리인상, 강달러의 조합으로 (외국인 투자자들의)신흥국 기업 자산매각, 디폴트(채무불이행) 상황으로 이끌어 ‘퍼펙트 스톰’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신흥국 기업들의 달러표시채는 늘어났지만 각국 화폐가치는 하락하면서 매출감소가 이어지는 것이다. 달러표시채 비율은 크고 달러 매출 비율은 적은 불일치 현상도 문제다.
보니 바하 더블라인캐피털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지난 10년 간 신흥국 시장은 엄청난 양의 달러표시채를 발행했으나 이들 기업들의 달러매출은 나오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금융연합회(IIF)에 따르면 신흥국 금융 및 비금융 기업들이 올해 발행한 회사채 물량은 7920억달러에 달했다. 기업들이 달러채권에 대한 상환능력이 없다면 신흥국 시장의 위기는 재현될 수밖에 없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지수는 올해 19% 빠졌다.
중국 시장의 경착륙도 한국 경제에 위협이 될 수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6.9%로 하향조정하고 내년도 6.6%~6.8%의 성장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실제 시장의 예상은 다르다.
블룸버그가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서 중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더 낮은 6.5%, 2017년 6.3%로 전망됐다. 이는 1990년 이후 최저 수준의 성장률이다.
세계 최대 원자재 소비시장인 중국의 경기둔화는 원자재 수출국을 비롯한 전반적인 신흥국 시장의 침체를 불러오고 중국 경제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위기를 맞을 수 있다.
22개 원자재를 따르는 블룸버그원자재지수는 올 들어 26.12% 하락했다.
원자재 가격 하락이 지속되면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브라질의 국가신용등급을 투자등급의 맨 아래 단계인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내렸다.
국제유가도 급감해 배럴당 30달러대에 머무르고 있고, 골드만삭스는 유가가 20달러대까지 하락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주요 석유ㆍ가스 수출국인 사우디아라비아, 베네수엘라, 러시아 등은 저유가로 더욱 위기상황에 내몰릴 가능성도 높다. 사우디는 달러강세에 페그제(달러 고정환율제) 폐지 기로에 놓였다.
IFF에 의하면 신흥국 시장 자금 순유입 규모는 지난해 2850억달러에서 660억달러로 급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요 신흥시장 펀드인 블랙록의 아이셰어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시장펀드와 뱅가드의 FTSE 신흥시장펀드에서도 95억달러가 빠져나갔다. FT는 특히 2008~2014년 사이 2배가 늘어난 신흥국 회사채시장에 대한 우려가 더욱 증폭됐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국내 한 경제연구원 전문가는 “신흥국이 충격을 받아서 그 간접 효과로 우리나라가 충격을 받을 가능성을 생각해야 한다”며 “중국에 원자재를 수출하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중국 경기 침체로 영향을 받으면 그 충격이 우리에게 미칠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긍정적인 부분은 Fed의 금리인상을 통한 불확실 요소 제거다.
김성환 부국증권 연구원은 내년 1분기 신흥국 시장의 반등을 전망하기도 했다. 올 들어 금리인상 전망을 중심으로 달러대비 주요국 통화의 약세, 외자 유출, 원자재가 하락, 중국 증시 영향으로 증시가 조정을 받았으나 단기적으로는 오름세를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 연구원은 “위험회피 심리가 조금 완화되면서 그동안 빠진 자금이 유입이 되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신흥국에서 나갔던 자금이 들어오면서 신흥국 증시 전반이 반등할 수 있는 시점이 한 1분기 정도가 되지 않을까 그렇게 보고 있다”고 예상했다. Fed가 소통을 잘 하고 있고 과거 1994년 등 금리인상때와 같이 시장에 대한 선제안내(forward guidance)가 없었던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대다수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것처럼 문제는 금리인상 속도에 달려있다.
영국 BBC방송,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Fed가 내년 말까지 1.5%, 2017년 2.5%까지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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