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한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20년(lost decades)’과 같은 함정에 빠지지 않으려면 주택과열을 완화하고 부실기업 구조조정, 노동시장 개혁, 환율 안정 등을 통해 성장잠재력 하락과 소비침체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일본의 대표적인 투자은행(IB)인 노무라가 최근 보고서(Korea strategy: Outlook 2016)를 통해 한국경제의 일본화(Japanization)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선 주택시장과 구조조정, 노동시장, 환율 부문에 이러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해 주목을 끌고 있다.
주택시장의 경우 2017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등 이른바 ‘인구절벽(demographic cliff)’이 현실화하기 이전에 자산거품을 사전 차단해야 한다며, 정부가 최근 추진하는 주택담보대출 기준 강화는 시스템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노무라는 내수부양과 원화절상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하고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상향조정하는 등 부동산 대출규제를 완화해 실질수요보다 투기수요를 유인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경우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엔고를 수용하고 경기부양을 위해 정책금리를 인하하는 등 정책의 실패가 주택과 주식시장 과열을 야기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저금리와 규제완화에 따른 주택시장의 과열을 선제적으로 통제하지 못할 경우 인구절벽 및 주택수요 감소가 겹치면서 부동산 시장이 급격하게 꺾여 과거 일본과 같은 전반적인 경기침체 및 경제에 대한 신뢰의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구조조정 측면에서 일본은 정치적인 이유로 구조조정을 지연시키면서 생산성과 기업 경쟁력을 상실해 위기를 맞았다.
노무라는 한국의 경우 정부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업 구조조정에 적극적이나 조선업 등에 대한 노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으며, 금융부문에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와 중소기업에 대한 비효율적인 대출 등으로 은행권 수익성이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동시장과 관련한 정책에서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부의 규제완화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평가하면서 노동시장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대부분의 기업이 신규 졸업자를 동시에 대량 채용하는 일본식의 노동시장을 따르고 있어 근로자의 이직경쟁력이 저하되는 한편, 강한 노조와 정규직에 대한 보호 강화로 기업의 비정규직 선호현상이 심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 여성의 경제활동은 육아로 인해 연령에 따라 고용률이 M커브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여성의 경제활동참여율 제고를 강조했다. 노령층의 경제활동 참여율은 높은 편이나 추가적인 개선은 제한적이라며 이에 대한 대책 필요성도 제기했다. 특히 다른 선진국에 비해 한국 은퇴자의 재무상황이 열악해 베이비부머의 소비절벽이 총소비를 저하시킬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환율안정과 관련해서는 환율이 국내 통화정책보다 교역조건이나 글로벌 금리와 같은 대외여건의 영향을 많이 받으므로 기준금리 조정보다 자본유출 촉진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최근 정부의 자본유출입 규제완화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