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미국의 금리인상이 세계경제의 향방을 좌우할 핵심변수로 떠오른 가운데 과거 사례와 비교했을 때 이번 금리인상이 미국 및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겠지만, 향후 미국의 성장을 제약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이 금리를 인상한 것은 미국의 경제회복세가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지만, 금리인상이 시작된 1~2년 후에는 미 경제의 성장세가 꺾이는 추세를 보여 이번 금리인상이 세계경제의 회복을 견인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란 얘기다.
19일 기획재정부의 ‘2016년 경제전망’ 보고서 가운데 ‘과거 미국 금리인상 이후 미국 경기흐름’ 분석을 보면 금리인상 속도와 폭, 대내외 여건에 따라 상이한 움직임을 보였지만 대체로 금리인상 개시 1~2년 후 경기회복세가 둔화되는 패턴을 보였다.
지난 1994년의 경우 1994년 2월부터 1년 동안 7차례에 걸쳐 금리를 3.0%에서 6.0%로 급격하게 인상해 세계경제에 충격을 주었다. 당시 미 경제는 양호한 회복세를 보였으나 세계경제는 유럽 금융위기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공고하지 못했는데, 금리인상 이후에는 국제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멕시코 등 취약 신흥국의 경제 및 금융시장 불안으로 세계경제의 회복세도 둔화됐다.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금리인상이 단행되던 1994년 4.0%에서 1995년엔 2.7%로 1년 사이에 1.3%포인트나 하락했다. 미국의 급격한 금리인상이 미 경기과열을 억제하는 효과를 냈지만, 멕시코가 외환위기에 휩싸이는 등 세계경제에 큰 충격을 가했던 것이다.
2004년의 경우 6월부터 2년 동안 17차례에 걸쳐 금리를 1.0%에서 5.25%로 점진적으로 인상해 경제의 연착륙을 이끌어냈다.
당시 금리인상 이전에 미 경제는 견조한 성장세를 지속하고 중국 등 신흥국도 호조를 보이면서 세계경제가 3~4%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금리인상 후에는 국제 금융시장이 단기 조정을 받은 후 안정세를 보이면서 세계경제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지속했다.
미 경제성장률은 2004년 3.8%에서 2005년 3.3%로, 2006년 2.7%로 2년에 걸쳐 1.1%포인트 하락하면서 잠재성장률 수준으로 완만히 둔화됐다. 금리의 점진적 인상과 세계경제의 호조로 경제의 연착륙이 이뤄지며 세계경제에 대한 파장도 적었던 셈이다.
과거 금리인상기와 비교했을 때 미국의 현재 경제상황은 소비 등 대내 여건은 양호하지만 글로벌 수요둔화로 세계경제 회복세는 미약한 상태로 분석됐다. 특히 세계성장세 둔화와 일본ㆍ유로존의 양적완화 등에 따른 달러 강세 등 대외여건은 과거보다 불리한 여건으로 분석됐다. 1994년과 2004년의 경우 플라자합의와 독일 등의 금리인상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였던 것과 대비된다.
이번 금리인상으로 신흥ㆍ자원국의 경기부진이 심화하고 외채부담 등으로 세계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신흥국 기업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비중이 2004년보다 26%포인트 늘어났다.
기재부는 “미국의 양호한 경기회복세와 점진적 금리인상 가능성을 감안할 때 금리인상이 미국과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다만 통화정책 차별화로 인한 달러강세 심화와 신흥국 불안이 확대될 경우 미국의 성장이 제약되고 불확실성이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 해외자회사의 실적 비중이 비금융기업 전체이익의 25%를 차지할 정도로 높아졌다며 달러화 강세로 미 기업의 해외투자의 수익이 줄어 미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결국 금리인상을 유발한 미국의 경기호전이 세계경제 회복을 견인하는 힘은 약화된 상태에서, 미국 성장세 둔화와 신흥국 위기 가능성 등 불확실성 확대로 한국을 비롯한 세계경제에 긍정적 영향보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