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16일 본지 기자가 연탄배달 봉사에 나섰다. 총선을 앞두고 새정치민주연합(이하 새정연)을 탈당해, 가장 핫(Hot)해진 무소속 안철수 의원과 함께다. 정확히 말하면, 안 의원의 봉사활동에 기자가 슬쩍 끼어 든 것이다.
기자는 서울 노원구 상계동 111번지 일대의 골목길을 한참을 헤맨 뒤, 오후 2시 20분께야 자원봉사자 집결장소인 어린이 놀이터에 도착했다. 자원봉사는 2시 40분부터 시작될 예정이었다. 기자는 앞치마와 토시, 목장갑을 챙기고 1~4조의 중 3조의 자원봉사그룹에 합류했다. 2시 40분께 골목길 아래서부터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안 의원이 도착했다. 그는 익숙한 듯, 손에 비닐장갑을 끼고 목장갑을 끼고 3조에 합류했다. 그리고 주민들에게 “상계동 와서 한해도 빠지지 않고 연탄배달을 했는데 눈이 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날씨가 가장 화창한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화창하다’라는 말을 봉사활동을 하는 1시간 20분 동안 세 번 이상 반복했다. 새정연을 탈당한 뒤, 독자세력 구축에 나섰지만 ‘찻잔 속의 태풍’이라는 지적도 나오는 등 상황이 여의치 않은 것에 대한 안 의원의 바램처럼 느껴졌다. 안 의원 곁에서 연탄을 함께 나르던 기자가 “화창하다는 말을 자주하셨는데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묻자 “큰 의미는 없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안 의원과 함께 연탄을 들고 몇 군데 집을 방문하고, 릴레이로 연탄을 옮기기를 몇번. 드디어 그에게 추가 탈당 등 현안에 대해 물었다. 안 의원은 “(박기자한테만 얘기하면 다른 언론사 기자들에게) 공공의 적이 된다”며 특유의 웃음을 보였다. 옆에 있는 보좌진도 ”오늘은 연탄만“이라며 거들었다.
탈당 후 대선주자급 광폭행보를 이어나가는 안 의원의 빠듯한 일정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잠시 틈을 내 전화통화도 했다. “충분히 회복하고, 집중을 해야되는데…”, “그대로 하시죠” 등등의 말이 들렸다.
연탄 배달이 끝나갈 무렵 사건(?)이 발생했다. 안 의원과 함께 연탄을 들고 상계동 111-111번지의 집을 향해 골목을 오르고 있을 때였다. 담너머로 “공든탑이 무너져 버렸네”라는 여성 봉사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정성스례 하나하나 쌓아올린 연탄탑의 오른 쪽 축이 와르르 무너져 내린 것이다. 집안으로 들어선 안 의원은 들고 온 연탄을 놓고, 허물어진 연탄을 다시 쌓기 시작했다. 같이 들어선 기자가 ”무너진 공든탑을 다시 정리 하고 계시네요. 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고 하자, 안 의원은 ”그래요? 허허허“라며 크게 웃었다.
봉사활동은 예정된 4시에 맞춰 끝났다. 이마에 송글송글 땀이 맺힌 안 의원은 그제서야 봉사자들이 준비해온 베지밀을 마시며 숨을 돌렸다. 주민들과의 인사를 끝낸 그는 4시가 조금 넘어, 파란색 밴 차량에 탔다. 다음 일정은 상계동 어린이 집이라고 했다.
안 의원이 자리를 뜬 후, 상계동 주민들에게 안 의원 탈당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의견은 갈렸다. 상계동 토박이라는 강윤호(47) 씨는 “탈당해 독자세력을 모으기로한 것은 잘 하신듯하다“면서 ”하지만 추가 탈당이 이어지지 않는 것이 아쉽다“고 했다. 야권 승리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상계9동에 사는 황순식(59ㆍ여) 씨는 “의원님이 탈당을 하셨으니 잘 해내시라 믿는다”면서도 “야권 승리에는 도움은 되지 않을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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