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공채 출신 두번째 여성 임원 이유경 상무
故박태준 회장 때 첫 여성공채 입사 女후배들에 등대같은 선배 되고파
대학교 4학년인 첫째 딸이 초등학생이었던 십수년 전, 딸이 이렇게 말했다. “엄마도 다른 엄마들처럼 학교 앞에 데리러오면 안될까”라고. 미안함이 불쑥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마음을 다잡았다. 일도, 가정도 멋지게 일구는 엄마가 되는 것이 미안함을 갚는 방법이라 생각했다. 몇 년이 흘러 중학생이 된 딸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 엄마가 회사를 다닌다고 친구들에게 말하는 게 좋아. 나도 엄마처럼 되고 싶어.”
포스코 공채 출신 여성 중 역대 두 번째로 임원이 된 이유경(46·사진) 포스코엠텍 마케팅실장 상무는 당시를 회상하며 미소를 지었다.
이 상무는 1990년 포스코에 입사했다.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처음으로 여성 대졸 공채를 채용했던 때다. 졸업 후 한 IT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던 그는 포스코 채용 공고를 보고 ‘이거다’ 싶었다. 남성과 동일한 직무에 배정한다는 파격적인 채용 조건이 그를 사로잡았다.
수출부로 입사해 설비투자구매부서, 외자관리부서, 제강원료구매그룹 등을 거쳤다. “오늘 할 일은 무조건 오늘 끝낸다”는 당찬 근성으로 업무에 임했다. ‘여자라서 하기 어렵다’는 변명은 이 상무와는 거리가 멀었다.
‘구매통’으로 성장한 이 상무는 의사결정이 빠르고 탁월한 협상력을 가진 인물로 평가받는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뛰어나다는 의미다. 이 상무는 “직위가 올라갈수록 업무조정능력이 중요하다. 공급사, 고객사와의 관계 설정에 있어서도 서로 시너지를 내기 위해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해결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4.03.26 이유경 포스코상무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4.03.26 이유경 포스코상무 이상섭 기자. babtong@heraldcorp.com 2014.03.26
일과 가정, 학업까지 병행한 지난 시간들을 두고 그는 “인생 전체를 놓고 보면 힘든 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네 명의 자녀를 둔 이 상무는 육아 문제로 고민을 털어놓는 후배들에게도 이렇게 용기를 북돋워준다.
“너무 고민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일과 가정 생활 모두 잘하는 것이 어렵지만 지나고 보면 힘들었던 시간은 생각보다 짧았더라고요. 엄마가 일하는 모습이 아이들에게 자립심을 키워준다는 좋은 점도 있습니다.”
이 상무의 꿈은 두 가지다. 일단 포스코엠텍이 글로벌 소재 전문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일조하는 일이다. 여기에 앞으로 그의 뒤를 이어갈 여성 후배들에게 “등대 같은 선배”가 되고 싶은 바람도 있다.
그는 “제 뒷모습을 보고 여성 후배들이 길을 잡을 수 있도록 등대 같은 선배가 되는 것이 꿈입니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jp10@heraldcorp.com
사진=이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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