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잔에 시름 털고… 복권 한장으로 내일의 희망 꿈꾸는…

전국 2만여개 빼곡…울릉도 · 개성공단까지 없는 곳없어 매출 톱10중 7개 술 · 숙취해소음료…술마시고 술깨러 가는 곳

대한민국의 화려한 야경은 때때로 서글프다. 밤에도 대한민국은 쉴 틈이 없다. 밤을 잊은 한국인은 새벽까지 일하고 술을 마시며 거리를 배회한다. 하루 평균 900만명이 찾는 24시간 편의점에는 이런 한국인의 삶이 녹아 있다. 한국인의 휴식 없는 하루를 상징하는 편의점은 1990년 이후 629배나 급증했다. 2만개가 넘는 편의점이 전국 곳곳에 퍼져 있다. 1만개 이상이 밀집해 있는 서울ㆍ경기권은 물론, 울릉도나 북한의 개성공단에도 편의점이 진출했다.

왜 한국인은 편의점을 즐겨 찾을까? 편의점 매출 분포를 보면 그 답이 보인다. 한국편의점협회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전체 편의점 매출의 49.9%가 담배, 술, 복권 판매인 것으로 집계됐다. 컵라면이나 즉석음식 등 가공식품(31.6%)의 매출도 크게 웃돈다. 야근에 녹초가 된 퇴근길. 터덜터덜 편의점에 들러 담배와 맥주로 피로를 ‘잊어버리고’, 손에 든 복권 한 장으로 오늘과는 다른 내일을 꿈꾸는 게 한국인의 모습이다.

매출 상위 품목을 들여다보면 현실은 더 적나라해진다. 편의점 판매 상위 10개 제품(담배, 복권, 신문, 잡지 제외) 가운데 5개가 술(카스 1.6ℓㆍ500㎖ㆍ350㎖, 참이슬 프레시ㆍ클래식)이다. 2개는 숙취해소음료(헛개컨디션, 여명808)다. 술을 사기 위해, 술을 깨기 위해 편의점을 찾는 셈이다.

코카콜라(1.5ℓ)나 박카스F, 육개장 사발면 등 ‘스테디셀러’ 상품들은 15위, 21위, 27위에 그쳤다. 음료, 자양강장제, 라면의 대명사가 숙취해소제 하나를 넘지 못한다.

전체 상위 판매 50위까지 확대하면 더 뚜렷이 보인다. 50개 품목 중 무려 22개 품목이 술ㆍ숙취해소음료로 집계됐다.

한편 편의점을 찾는 고객 중에는 회사원(49.5%)이 가장 많았고, 연령대로는 20~30대(57.6%)가 주를 이뤘다.

특별취재팀=홍승완ㆍ김상수ㆍ도현정 기자/


김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