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여성 54% “부정적 영향” 가사노동 기혼녀 하루 4시간19분 미혼녀는 1시간 3분과 대조적 결혼정보업체 여성회원도 첫감소 결혼 기피현상 갈수록 심화
#. 직장인 오모(29ㆍ여) 씨는 결혼 후 가사분담에 대해 남자친구와 설전을 벌이다 냉전 상태를 겪고 있다. 오 씨는 “결혼을 하더라도 직장생활을 할텐데, 무의식적으로 ‘네가 차려주는 아침 밥을 먹고 출근하면 참 좋겠다’, ‘애는 역시 엄마가 없으면 안 된다’는 남자친구의 말을 들을 때마다 정이 뚝 떨어졌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주변 기혼자들 얘길 들어보면 여자가 결혼하면 먹는 욕이 두 배라고 한다”며 “집안 일에 회사 일, 육아까지, 하는 일도 두배, 세배로 늘어나는데 굳이 결혼을 해야할 이유가 있나 싶기도 하다”고도 했다.
여성들의 결혼기피현상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전통적으로 여성 비율이 높았던 결혼정보업체 가입자 수도 올해 처음으로 남녀회원 비율이 역전됐고, 급기야 여성 청소년들까지 결혼에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들은 “결혼이 주는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은데 굳이 자발적으로 무덤 속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직장인 이미희(30ㆍ여ㆍ가명) 씨는 최근 남자친구의 청혼을 받았지만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답했다. 이 씨가 대답을 유보한 이유는 다름아닌 경력 단절에 대한 우려 때문. 이 씨는 “남자친구도 나도 적잖은 나이라 결혼을 하면 애를 낳아야 할텐데 지금 그만두기엔 경력이 애매하다”면서 “좀 더 경력이 쌓이고 일에 확신이 생기면 결혼에 대해 제대로 생각해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실제 경력단절과 가사노동 등에 대한 부담으로 결혼을 꺼리는 미혼 여성들은 적잖다. 남녀 응답자 59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취업포털사이트의 설문조사 결과, 여성 응답자의 54.4%가 결혼이 직장생활과 취업 준비 등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답한 것. 이는 남성 79%가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대답한 결과와 대조적이었다.
여성들의 우려가 기우가 아니라는 점도 결혼기피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7일 발표한 ‘2015 일ㆍ가정 양립지표’에 따르면, 기혼 여성의 가사 노동시간은 미혼 여성이나 사별ㆍ이혼을 겪은 여성의 노동시간과 비교했을 때 압도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기준 기혼 여성은 하루 평균 4시간 19분을 가사노동에 할애했지만, 미혼 여성은 1시간 3분, 사별ㆍ이혼여성은 2시간 43분을 투자했다. 기혼남성과 비교하면 이러한 차이는 더욱 컸다. 특히 기혼 남성의 경우 하루 가사노동시간이 여성의 절반에도 채 못 미치는 50분이었다.
맞벌이 부부의 경우만 놓고 봐도 여성의 가사노동시간이 남성보다 2배 가량 길었다. 남성은 40분이었지만, 여성은 3시간 14분을 가사노동에 할애했다.
박혜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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